[내일의전략]증시 이끄는 주주환원정책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 주가가 자사주 매입 이슈에 껑충 뛰었다. 앞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현대차도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 대표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키로 하며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주환원정책이 부족한 모멘텀을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25p(0.06%) 오른 1982.09로 마감했다. 5일 연속 상승하며 1980선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은 삼성전자의 힘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전기전자, 운송장비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5% 이상 상승하며 코스피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는 이날 5.25% 오른 126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2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키로 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거래량은 84만4000주로 최근 일주일 평균거래량인 25만주의 3배에 달했다.

삼성전자에 앞서 지난 11일 4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현대차도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 약세를 보였던 현대차 (252,500원 ▲3,000 +1.20%)는 오후들어 상승 반전하며 3.4% 오름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자사주 매입에 이어 배당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배당확대 등 주주를 위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며 국내 증시에 주주환원정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현대차의 자사주 매입 발표는 우리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시장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발표한 주식시장발전방안에도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며 향후 주주환원정책은 주식시장의 화두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일 발표한 주식시장 발전방안에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및 전자투표제를 활성하고 주주 이익을 위해 상장 기업 지배구조 등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 등이 포함됐다.

또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저성장 환경 속 시장 투자 패러다임은 자본이득 중심구조에서 벗어나 배당과 자사주 매입 성과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정부정책과 시장 내부 환경 및 투자 패러다임 변화가 맞물려 배당투자 열기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정책의 확대는 향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국내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약 1%로 G20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1,2위 기업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향후 국내 증시 흐름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의 구체화 등은 장기적으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같은 주주환원정책이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어가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3분기 기업 실적이 부진했고 4분기 역시 불안한 국면이어서 주주환원정책이 부각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