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판짜기' 보니… '전략통' 전진배치, 작지만 울림 커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사진제공=LG

LG그룹이 27일 사장 승진 3명을 포함해 96명에 대한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인사폭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주회사인 ㈜LG의 사장이 교체됐고 LG전자를 책임지고 있는 HE사업본부장과 MC사업본부장이 모두 새 얼굴로 바뀌었다. ‘작지만 울림이 큰’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전진 배치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전략과 실행력을 겸비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내년에는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26일과 27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일제히 실시했다. 이날 발표된 임원인사는 사장 3명, 부사장 9명, 전무 25명, 상무 59명 등 총 96명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LG (78,000원 ▼1,100 -1.39%)는 LG전자와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조준호 사장을 LG전자 MC사업본부장으로 내려 보내고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을 불러 올렸다.

하현회 사장이 1년 만에 다시 부름을 받은 것은 구본무 회장의 경영철학인 ‘시장선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36) 부장의 상무 승진도 눈에 띈다. 지난 8년간 LG전자와 LG에서 현장업무를 익혔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영수업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27일 단행된 LG그룹 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왼쪽부터), 여상규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이규홍 서브원 대표이사./사진제공=각사

LG전자도 이날 지난해보다 4명 늘어난 48명(사장 1명, 부사장 6명, 전무 13명, 상무 28명)에 대한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지주회사 LG의 업무를 총괄하던 조준호 사장을 MC사업본부장에 내정했고 TV사업을 책임질 새 수장으로 권봉석 LG 시너지팀장(전무)을 승진 발령했다.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도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시장선도 성과를 철저히 검증했다"며 "체계적인 미래준비로 시장선도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문역량과 경영능력을 면밀하게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미래’를 위해 조직도 일부 손질했다. 시너지 창출을 위해 HA와 AE사업본부를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로 통합, 조성진 사장(현 HA사업본부장)에게 맡겼다.

또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이노베이션사업센터’와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과 조명 등을 담당할 '에너지사업센터'를 신설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역량강화를 위해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산하에 ‘소프트웨어센터’도 만들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여상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16명(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 11명)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

LG이노텍은 정용선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7명(부사장 1명, 전무 1명, 상무 5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정 부사장은 글로벌 고객을 확대, 전장부품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LG화학은 인사보다는 조직개편에 방점이 찍힌다. 석유화학과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 기존 3개 사업본부에 재료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선두업체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소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 승진자는 전무 6명 등 총 16명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LG상사의 경우 상무 4명만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브원은 이규홍 LG전자 일본법인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