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피 더디지만 올라간다

코스피지수가 1980선으로 11월을 마무리했다.


삼성에스디에스 상장, 중국의 깜짝 금리인하, 삼성-한화간 빅딜, 삼성전자, 현대차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 발표, 정부의 주식시장 발전방안 등 다양한 이슈에도 박스권에서 더딘 움직임을 보였다. 내수주가 오르면 경기민감주가 내리고, 전자가 오르면 철강 조선이 내리는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면서 탄력있는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1930선에서 1980선까지 지수 하단을 단단히 하며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은 긍정적적이란 평이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연말 소비시즌이 있는 12월은 좀 더 긍정적인 모습을 기대해본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31p(0.07%) 내린 1980.78로 마감했다. 상승 출발하며 1980선 중반까지 올랐지만 조선, 소재 등 경기 민감주들이 유가 하락 영향에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상승세를 지키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하락 반전 후 내내 1980선을 하회하다 장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하락 폭을 줄여 1980선에 턱걸이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이와 같이 큰 흐름보다는 개별 이슈에 개별 업종이나 종목이 반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별 업종이나 종목 변동성은 크지만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에서 답답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OPEC회의 결과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소비재나 유틸리티업종은 반등하는 반면 정유주 등은 많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최근 증시는 큰 흐름없이 이슈별로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더딘 움직임 속에서도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9~10월 증시에 영향을 미쳤던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 등 악재들에는 내성이 생긴 상황에서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 등의 호재가 반영됐다.

외국인도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11월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5000억원을 순매수 했다. 앞서 9월, 10월에는 각각 6000억원, 2조원을 순매도 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 10월 조정을 야기했던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재개될 가능성은 낮아졌고 외환시장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며 "12월 주식시장은 안정적인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연말 소비기간을 통해 강화되고 중국, 일본, 유럽의 정책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달 중국의 금리 인하에 이어 내달 4일 예정된 ECB(유럽중앙은행) 회의해서 국채 매입을 포함한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의 기대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여기에 주주환원정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도 커진 상황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가 지속됐던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12월은 배당이슈가 풍부해 수급 환경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12월 중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우려가 재부각 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조 연구원은 "18일 예정된 FOMC에서 '상당기간 초저금리'라는 문구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어 경계감이 조성될 수 있다"면서도 "이미 9, 10월 선반영했기 때문에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