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우리은행 인수전에 결국 '불참'(상보)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입찰에 불참했다. 두 차례에 걸쳐 참여결정을 유보했다가 결국 막판에 발을 뺀 것이다.

교보생명의 불참은 표면적으로 인수자금 조달 과정에서의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지만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기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8일 교보생명은 이날 오후 5시에 마감된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지분 30%)을 위한 일반 경쟁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인수 타당성에 대해 해외공동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면서 "이에 따라 이번 인수에 참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5일과, 18일 이사회 및 경영위원회를 열어 입찰 참여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바 있다.

교보생명이 결국 입찰 불참으로 돌아선 것은 해외 공동투자자와의 논의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제기 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재무적 투자자(FI) 설득에 실패한 탓으로 분석했다.

교보생명은 보험업법상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자산의 3% 이내'인 1조3000억원 가량이다. FI의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일부 투자자가 소수 지분 매입에 더 관심을 갖고 있어 경영권 지분 입찰 참여가 불발 된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기류가 작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신창재 회장이란 개인 대주주가 있는 회사에 공적자금이 투입 된 은행을 넘겨도 되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금융당국이 굳이 여론의 부담을 안고 인수 승인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 교보생명이 이를 알고 불참을 선언했다는 해석이다.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인수추진 무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불발된 우리금융 민영화에도 컨소시엄을 구성, 막판까지 인수 참여를 고민했다. 당시에도 인수 의지는 있었지만 정치권의 민영화 반대와 유효경쟁 실패로 발목이 잡혔다.

설령 교보생명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더라도 '완주'를 할지도 미지수였다. KB금융과 ING생명 인수전 등에서도 중도 포기한 전력이 있다 보니 애초 '인수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