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4500원 시대 성큼…171일 만에 일사천리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 News1

정부가 추진한 담뱃값 인상 정책이 171일 만에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여야 원내대표 합의문에 따르면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되, 정부가 국세인 담배 개별소비세액의 20%를 지방에 교부하는 소방안전교부세를 신설하고 관련 법안은 일괄해 내달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변이 없는 한 담배 소비자들은 2015년 1월부터 현행 2500원에서 2000원 인상된 45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이뤄지는 담뱃값 인상이다.

담뱃값 인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6월 11일이다. 보건복지부 임종규 건강정책국장(현 대변인)은 이날 '금연의날 행사'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의 담뱃세 50% 인상 권고를 받아들여 상당폭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처음 밝혔다.

이어 "담뱃세 인상은 물가와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재 2500원은 우리나라 경제력과 구매력을 고려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해 큰 폭으로 담뱃세를 인상하고 물가와 연동해 올리는 물가연동제 도입도 공식화했다. 당시 임 국장이 거론한 적정 인상안은 1000원 수준이었다.


6일 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예전에는 기획재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강하게 반대했으나 지금은 필요성을 인정해주는 입장으로 바뀐 것 같다"며 담뱃값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월 7일 장관 후보자 신분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국민건강 증진 차원에서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담뱃값 인상을 지지했다.

문형표 장관은 지난 9월 2일 오후 2시 20분쯤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기자실을 방문해 "현행 2500원인 담뱃값을 4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직접 공식화했다.

또 가격 인상과 함께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삽입하고 편의점 등의 담배 진열을 금지하는 비가격 규제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장관 발언 9일 뒤인 9월 11일 정부는 현행 2500원인 담뱃값에 국세인 개별소비세를 추가로 물리는 등 2015년 1월부터 2000원 인상하는 내용의 '종합적 금연대책'을 발표했다. 금연대책에는 물가연동제도 포함됐다.

복지부는 종합적 금연대책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관련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전격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15일까지로 사흘에 불과했다.

정부는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해 얻는 추가 세수를 2조8000억원으로 추계했다.

현행 담뱃값 2500원의 제세·부담금 비율은 담배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1원, 건강증진부담금 354원, 부가가치세와 폐기물 부담금 234원이다.

여기에 2000원을 인상하면 건강증진부담금 1007원, 지방교육세 433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부가가치세와 폐기물 부담금 433원으로 오른다. 새로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594원이다. 출고가와 유통마진은 950원에서 1182원으로 오른다.

이 중 지방세인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와 건강증진부담금은 50대 50의 비율로 배분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국세인 담배 개별소비세액의 20%를 지방에 교부하는 소방안전교부세를 신설했기 때문에 일부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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