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우윤근 MVP?…'선진화법' 빼든 정의화 '적시타'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오른쪽),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뉴스1

28일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타결한 데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예산부수법안 지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의장은 뇌과의사 출신답게, 예산안 협상의 '핵심'에 메스를 들이댔다.

그간 새누리당은 '기한내 예산안처리'를, 새정치연합은 '예산안 내용 우선'을 각각 주장했다. 지지부진하던 협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정 의장이 지난 26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할 31개 '세입예산안 부수법률안'(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하면서부터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현행 국회법 규정 따르면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은 상임위원회 논의 경과와 상관없이 12월1일까지 자동 부의된다. 여야가 예산안 심사 마지막날로 규정된 30일까지 합의를 마치지 못해도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다.

정 의장은 야당이 반대하는 '담뱃세 인상' 관련 법안들을 모두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야당의 발등에 불을 놓았다. 특히 지방세법 개정안은 국세와 관련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세입예산 부수법률안 대상이 아니지만, 지방세 개정으로 내년도 국가수입 증감액이 발생해 예산안에 반영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누리과정 예산문제로 26일 국회 의사일정 전면보이콧을 선언했던 새정치연합은 정 의장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지만, 어쩔 수 없이 여당을 만나 담뱃세 인상 관련 법안 심사를 위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소위 가동에 합의했다.

정 의장이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올해 예산안은 반드시 법정 시한 내 처리하겠다며 수시로 여야를 압박한 것도 주효했다. 정 의장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 당시에도 새누리당의 법안 처리를 위한 안건 상정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본회의를 하루 뒤로 연기해 국회 파행을 막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