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경제신춘문예 공모
청탁금지법 ABC 제1회 과학문학상 수상작

[기자수첩]씁쓸한 매탄동 음식점들의 '때 아닌 호황'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입력 : 2014.12.02 06:00|조회 : 67195
폰트크기
기사공유
"10년 넘게 이곳 음식점들을 이용해 왔는데 요즘처럼 사람들이 북적이기는 처음이다."

삼성 협력업체인 A사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회사와 인접한 수원 매탄동에서 회식이나 거래처 미팅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최근 일대 음식점들이 저녁만 되면 발디딜 틈없이 붐벼서 일정잡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수원 일대에 위치한 삼성 전자계열사에서 퇴직하거나 부서를 옮기는 인력들을 위한 송별회가 일대 음식점에서 자주 열리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어렵게 예약을 해서 식사를 할 때면 "부장님, 차장님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고 전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40∼50대 차·부장급 직원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부문 소프트웨어 인력 500여명을 전환 배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입사 10년 이상된 고졸 출신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이미 지난 9월 PDP사업을 중심으로 200여명을 감원했다.

삼성 전자계열사의 인력조정은 삼성전자의 실적악화에서 촉발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부문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 1분기 8조490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4조600억원으로 반년만에 반토막 났다.

때문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 모바일부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연쇄적으로 실적악화가 일어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삼성 전자계열사들의 실적악화로 인한 인력조정 움직임이 삼성을 넘어 향후 장비와 부품, 재료 등을 삼성에 납품하는 협력사들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수원 음식점들의 때 아닌 호황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A사 대표도 "삼성에 납품하는 물량이 크게 줄면서 올해 하반기 매출액이 상반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내년 이후에도 뚜렷하게 실적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삼성이 이날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실적부진 탓인지 사장 승진인사 규모가 3명으로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이 연말 인사를 계기로 발 빠른 혁신을 통해 다시금 도약에 나서, 그 온기가 협력사들 전반으로까지 퍼져 나가길 기대해본다.
[기자수첩]씁쓸한 매탄동 음식점들의 '때 아닌 호황'

강경래
강경래 butter@mt.co.kr

중견·중소기업을 담당합니다. 서울 및 수도권, 지방 곳곳에 있는 업체들을 직접 탐방한 후 글을 씁니다. 때문에 제 글에는 '발냄새'가 납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 덕에 복서(권투선수)로도 활동했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Gyongsoo Sohn  | 2014.12.03 10:53

전 국민이 용인하며 밀어줬던 삼성공화국 붕괴의 초기입니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온 나라가 불안에 떨며 울게 될것입니다.

소셜댓글 전체보기


베스트클릭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