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사, 30대 천재·중공업 첫 여성 임원 탄생 '화제만발'

‘임원’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이다. 해마다 주요 그룹의 임원 인사가 화제가 되는 이유다. 특히 삼성의 임원들에게는 파격적인 보상이 뒤따르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4일 발표된 삼성의 임원 인사는 승진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눈에 띄는 인물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식스센스' 기술을 시연하고 있는 프라나브 상무 /사진=홈페이지 캡처

◇ 30대 MIT 천재, 외국인 최연소 상무=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불러 모은 인물은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의 프라나브 미스트리 연구원이다. 그의 나이는 불과 33세로 이번 승진자 가운데 가장 어리다.

그는 삼성이 차세대 승부수로 육성 중인 웨어러블, 증강현실 기술 전문가다. 인도 니르마 공대(Nirma Institute of Techonolgy)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이후 세계 3대 공대로 꼽히는 미국 MIT(미디어 아트)와 인도 IIT(디자인)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 11월 TED연설에서 그는 디지털 기기의 정보가 현실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식스센스' 기술을 시연해 화제를 모았다. 불과 5개월도 안 되는 짧은 개발시간과 350달러에 불과한 제작비용으로 놀라운 신기술을 내놨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지난 2009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지는 그를 '2000년 35세 이하 젊은 혁신가'(2009 Young Innovators under 35)로 선정했다. 이후 그는 '다보스' 포럼으로 잘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그를 '2013년 글로벌 리더'로 선정됐다.


2012년 삼성전자 미국 연구소 디렉터로 삼성에 합류했고 현재 리서치 싱크탱크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언팩 에피소드2' 행사에서 삼성 '갤럭시기어'를 세상에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박형윤 삼성중공업 신임 상무/사진=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 첫 여성 임원 탄생=남자들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조선업에도 여성 임원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이번에 승진한 박형윤 상무(46)는 삼성중공업 최초의 여성 임원이다.

현재 삼성중공업 런던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뛰어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국내 '조선업계 최초 여성 주재원'이 되기도 했다.

세계 최초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Very Large Ethane Carrier) 수주 등 신시장을 개척한 공을 인정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인도 릴라이언스(Reliance)사로부터 VLEC 6척을 7억2000만달러에 수주했다.

◇ 실적부진 삼성전자 IM부문, 승진자도 ‘뚝’=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역대 최대 규모 승진자를 배출했지만 올해는 정반대다.

삼성전자 전체 임원 승진자는 165명으로 전년대비 27.3% 감소했다. IM부문 무선사업부의 승진자가 대폭 줄어든 탓이다.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서 3명의 사장이 물러난데 이어 악재가 겹친 셈이다. 또 무선사업부 임원 205명 가운데 50여명은 자문역으로 전환되거나 다른 계열사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 축소에 따라 조직과 인력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IM부문 인력은 2만8000여명으로 이 중 무선사업부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부사장 승진자는 3명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1명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유난히 부사장 승진자가 적었던데 따른 착시효과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