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회 르호봇 대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역발상'은?

박광회 르호봇 대표 / 사진제공=르호봇

"창업 아이템? 찾기 어렵지 않다. 세상에 널린 게 아이템이다."


비즈니스센터 프랜차이즈 업체인 르호봇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이하 르호봇) 창업자인 박광회 대표는 16년 전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를 역발상을 통해 기회로 바꾼 경영인이다.

과거 오피스텔에서 무역업을 하던 박 대표는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으로 내수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사업이 급격히 위축돼 월세를 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때문에 규모를 줄여 소호사무실로 회사를 이전해야만 했다.

하지만 소호사무실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회사와 회사를 구분 지을 수 있는 것은 칸막이가 전부였다. 일을 하다보면 옆 회사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일쑤였다. 고객을 회사로 데려올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 '소호사무실 운영을 왜 이렇게밖에 못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소호사무실 격을 높이고 서비스를 강화하면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많은 사람들이 찾아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박 대표의 역발상으로 탄생한 것이 국내 최초이자 최대 비즈니스센터 프랜차이즈 업체인 르호봇이다. 비즈니스센터는 1인 창조기업 및 6인 이하 소기업을 대상으로 월정액을 받고 사무실을 임대해주는 대신, 회의실과 응접실, 카페테리아 등 시설은 공동으로 활용하는 형태다.

르호봇 '프라임 공덕 비즈니스센터' 내부 전경 / 사진제공=르호봇

르호봇은 최근 문을 연 역삼동 지점을 포함해 현재까지 전국에 총 31개 비즈니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입주기업만 2500여 곳에 달한다. 지난 10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파일럿 형태로 비즈니스센터를 개설하며 해외시장에 첫 발을 내딛기도 했다. 미국 애틀랜타에는 지사도 설립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단순 사무실 임대업에 만족하지 않는다. 궁극적인 목표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창업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평생직장도 없는 지식서비스사회가 도래했다. 이젠 누구나 한번 이상 창업을 해야만 하는 시대다. 하지만 법률과 제도, 회계, 채용, 자금 확보 등 창업을 위한 스킬을 알려주는 곳은 없다. 르호봇이 보유한 공간 인프라를 기반으로 누구나 아이템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한다."

박 대표는 취업 위주의 국내 교육시스템을 비판하기도 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총 16년에 걸친 교육은 '종업원'이 되기 위한 방법만 말해준다. 청년들이 한정된 취직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다. 청년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가 아닌, 자신을 위한 스펙 쌓기로 발상을 전환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