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비자용도 3차원 V낸드 전환, SSD 판 바꾼다"

3비트 V낸드 기반 소비자용 SSD '850 EVO'<br>/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모든 소비자용 SSD(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 제품을 3차원 V낸드 기반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기존 평면 낸드를 사용한 SSD 제품보다 내구성은 최소 2배 이상 향상됐고 인터페이스 기술만 뒷받침된다면 속도 또한 최소 2배 이상 빨라질 전망이다.

소비자용 '850 EVO' 출시
삼성전자는 9일 세계 최초로 최첨단 '3비트 V낸드' 기반의 소비자용 SSD '850 EVO'를 한국, 미국, 중국, 독일 등 전 세계 53개국에 런칭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글로벌 런칭과 함께 ‘성능과 내구성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850 EVO'만의 차별성을 알려나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월 삼성전자는 고성능PC 및 소규모 기업용 서버시장을 타겟으로 프리미엄형 SSD인 '850 PRO'를 출시한데 이어 일반 소비자용 SSD '850 EVO'까지 내놨다. 소비자용 SSD 제품도 한 차원 높은 V낸드로 전환, 경쟁업체를 따돌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250기가·500기가바이트 수준이던 기존 메인판매 제품의 용량을 500기가바이트 이상의 고용량 SSD 제품으로 확대, 3차원 V낸드 시장의 규모를 더욱 키우기로 했다.

섬성전자의 최첨단 3차원 V낸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이번 신제품들은 성능면에서 기존 제품대비 크게 향상됐다.


'850 EVO'는 120기가바이트(GB)에서 1테라바이트(TB)까지 모든 용량의 SSD가 최고 수준인 연속 쓰기 520MB/s, 읽기 속도 540MB/s를 구현한다. 참고로 기존 '840 EVO' 120GB 모델의 쓰기 속도는 410MB/s 수준이었다.

특히 최대 용량의 1테라바이트 850 EVO는 PC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터보라이트(TurboWrite) 모드로 90K IOPS(Input Output Per Second)의 임의 쓰기속도를 구현한다. 대용량 데이터의 고속저장과 한 차원 높은 멀티태스킹 작업이 가능한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 낸드 성능은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며 "현재 인터페이스의 한계 때문에 V낸드의 성능을 100%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보증 기간도 크게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사용보증 기간을 기존 '매일 40기가바이트를 쓰고 지우는 작업을 하더라도 3년까지 보증하던 것을 '매일 80기가바이트, 5년'으로 확대했다. 내구성이 최소 2배 이상 개선된 셈이다.

김언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850 EVO SSD 출시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빠르고 향상된 컴퓨팅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Form Factor)의 V낸드 SSD 라인업을 출시해 SSD 시장 성장세를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2.5인치 SSD 외에도 고용량 비중이 높은 △mSATA △M.2(NGFF, Next Generation Form Factor) 제품도 양산하는 등 3비트 V낸드 기반 고용량 SSD를 '대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SSD의 미래, '3비트 V낸드'
삼성전자가 모든 소비자용 SSD라인업을 3차원 V낸드 기반으로 전환키로 한 것은 최근 시장 움직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반도체시장조사기관인 IHS가 지난 3분기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버용 SSD시장에서 현재 3차원 V낸드 제품의 점유율은 1.1% 수준이다. 그러나 내년 점유율이 2.5%로 2배 이상 높아지고 △2016년 6.5% △2017년 13% △2018년 21% 등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용 시장 역시 3차원 V낸드는 2015년 1.5%에서 △2016년 9.0% △2017년 15% △2018년 27%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SSD시장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단순히 SSD의 속도보다도 안정적인 성능과 긴 수명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SSD의 방향은 V낸드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V낸드 기술이란
지금까지 낸드플래시 기술은 누가 더 미세한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하느냐의 문제였다. 그러나, 10나노급 공정에 진입하면서 선폭이 가늘어지면서 셀간 간섭이 발생하는 등 한계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V낸드' 기술로 돌파해 냈다. 단독주택을 아파트로 만드는 것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해법이었다. 삼성전자는 도체에 전자를 저장하는대신 부도체에 전자를 저장하는 CFT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 CFT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기술을 통해 3차원 V낸드를 구현했다. 이렇게 쌓아 올린 후 한 번에 채널 홀을 뚫는 에칭기술도 V낸드를 위한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낸드의 장점은 기존의 설비를 그대로 활용해 적층 단수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계속해서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차세대 V낸드 기술을 통해 1테라비트 제품도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최고용량 제품은 128 기가비트다.

삼성전자는 32단 2비트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32단 3비트 제품까지 출시하며 낸드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26%이던 SSD 시장점유율(판매금액 기준)을 올해 29%로 끌어올리며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