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 75일 만에 종료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9월 28일. 홍콩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군중들/사진=블룸버그

홍콩 당국이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의 완전직선제를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대 본거지 철거에 나서면서 75일간 이어진 민주화 운동이 사실상 일단락 됐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정부청사 옆 애드미럴티 간선도로에 설치된 시위캠프 본진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

철거에 돌입한 인부들은 도로를 막던 시위대의 시설을 철거했다. 오후들어 경찰이 시위대에 점거 장소를 떠날 것을 경고했다. 이날 아침까지 수백명에 달했던 시위대는 큰 저항 없이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시마틴 리 홍콩 민주당 전 주석, 지미 라이 빈과일보 발행인을 비롯한 시위대 일부를 연행했다.

시위 주역 가운데 하나인 알렉스 차우 홍콩전상학생연회 비서장은 이날 저녁 "점거 운동은 철거작업 완료 후 종료될 것"이라면서도 "두 번째 점거가 향후 몇 개월 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친중국계로 구성된 후보 추천위원회의 과반 지지를 얻은 인사 2-3명으로 행정장관 입후보 자격을 제한한 데 반발해 시작된 시위는 결국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와해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적 대응과 시위 장기화에 따른 홍콩 시민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시위 동력이 약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시위 초기 10만명에 달한 시위 인파도 차츰 줄어들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주도한 이번 시위가 향후 사회 개혁을 이끌 기폭제가 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이 보인 단호한 행동과 수만명을 운집시키는 역량은 기성세대로부터 민주화의 주도권을 가져온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