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SW인재상? NHN넥스트에 무슨 일이?

좌초위기에 빠진 NHN넥스트

'학생 30%가 휴학 중, 교수당 주 3.9시간 수업. 커리큘럼 변경과 교수진 성명서 발표.'

네이버(당시 NHN)가 국내 SW 인력 양성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출범시킨 'NHN넥스트(이하 넥스트)'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넥스트 교수진(현 연구위원)이 15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윤재승 넥스트 재단 이사장에게 "넥스트는 '교육'이 아닌 '사업'의 공간이 되고 말았다"며 "학교정상화를 위한 임시기구의 설립과 윤 재단 이사장이 추진하는 넥스트의 신규 사업과 교육을 분리하자"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송하면서 '넥스트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윤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일어난 넥스트의 변화에 대한 반발 과정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결과다. 학생들도 학생회를 구성해 자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NHN넥스트 학생현황

◇ 재단은 넥스트에 왜 '메스'를 댔나


재단은 윤 이사장의 취임 이후 교육기관인 넥스트 인스티튜드 단일 조직을 개편해 초중고생 SW교육, 온라인 동영상 강의(Mooc)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인스티튜트를 폐지했다. 교육과정도 기초 교육부터 인문사회학까지 포괄적으로 육성하는 학습방법을 폐지하고, 학생이 3~4개의 세부 트랙을 이수하면 졸업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재단의 이런 조치는 지금의 교육 과정으로는 2년이라는 시간 내에 현장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에서다. 네이버는 지난 2011년 현장이 필요로 하는 실무형 현장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SW 아카데미 설립을 발표한 후 준비기간을 거쳐 2013년 첫 학기를 시작했다. 교수진도 '스타급' 현역 명망가 20명으로 구성했다. 다니던 학교나 직장을 그만두거나 명문대 진학을 포기한 입학생들이 지원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재단은 1기 졸업생 배출을 앞둔 시점, '절반의 성공'으로 규정했다.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교육 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속출했다는 평가다.

재단측은 "학생 1인당 연간 6500만원 정도의 교육비가 나가는 데 비해 넥스트가 지나치게 소수의 인원을 위한 교육을 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식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대학원대학을 설립해 넥스트의 성격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추가 투자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 교수진 "2년만에? SW인재 교육 시간 필요"

교수들은 이런 조치에 대해 "1회 졸업생도 나오지 않았는데 성급하다"고 말한다. 학원처럼 코딩 실무를 가르치는 교육이 목표가 아니었다는 것. "기초를 닦고 사회와 이용자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인문사회학의 뒷받침이 없이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없다는 취지로 출발하지 않았냐"고 되묻는다.

앞으로 필요한 인재가 코딩은 기본이고, 사회의 변화와 기술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볼 때 2년간 단기간 교육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게 교수진의 입장이다.

현재 휴학생은 55명. 하지만 군 입대를 위한 27명의 휴학생을 제외하면 실제 휴학생은 28명으로 전체 합격생의 14.6%라고 말한다. 또 재학 중 입학한 학생 중 넥스트에 다니다가 이전 대학으로 돌아간 학생은 63명 중 2명이라고 밝혔다.

교수진측은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정상 정원이면 1인당 10명 수준으로 올라간다"며 스탠포드 대학도 교수 1인당 학생수가 5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특히 1대1 교육이나 프로젝트 진행시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밤을 새는 경우가 많아 정규 수업 시간만으로 넥스트 교수진의 학사일정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지금으로선 양측의 '교육관'에 대한 차이기 커서 간극을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 재단 측이 성급하게 추진했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교수진 역시 현실적인 측면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넥스트 재단은 1, 2기 학생들에게 약속했던 교육을 충실히 제공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더불어 SW인재양성을 위해 의미 있는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N넥스트 교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