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보급형 스마트폰·알뜰폰 뜨니 가계통신비 '맑음'

갤럭시A5 / 사진제공=삼성전자

2015년 양의 해 을미년에는 스마트폰에서는 보급형, 이동통신 서비스에서는 알뜰폰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경기 침체로 부각되고 있는 합리적 소비가 통신시장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스마트폰과 '반값 이동통신' 알뜰폰이 자리를 잡으면 가계통신비도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프리미엄보다 보급형 대세…갤럭시A5, 보급형 포문 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A5를 시작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 시장 중심에서 보급형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본격 옮겨질 전망이다.

을미년 첫 스마트폰으로 포문을 열 갤럭시A5는 초슬림 풀메탈(금속) 디자인의 스마트폰이다. 10월말 중국 샤오미를 겨냥해 공개했지만 국내를 비롯해 출시 국가를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첫 보급형 전략 제품으로 74만8000원으로 출시된 '갤럭시알파'보다 낮은 가격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중국과 대만에서 각각 2599위안(약 45만6000원), 1만1990대만달러(약 41만6000원)으로 출시된 만큼 국내에서도 50만원 이하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A5에 앞서 팬택이 올해초 내놓은 '베가 아이언2'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한 제품. 출고가를 35만2000원으로 낮추면서 구할 수 없는 스마트폰이 됐다. 35만2000원으로 출시된 팬택 '베가 팝업 노트'는 구경조차 하기 어렵다. 베가 아이언2와 베가 팝업 노트가 스마트폰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화웨이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X3'도 프리미엄 모델이라기보다는 보급형이다. 출고가를 52만8000원에서 33만원으로 낮추고, LG유플러스도 판매에 합세하면서 판매량이 2배로 늘었다.

개성을 살린 LG전자 `아카'도 출고가격을 30만원대로 낮추면서 판매에 활기가 돌고 있다. 갤럭시알파도 출고가격을 낮추면서 보급형 대열에 합류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보급형으로 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은 2011년 20.4%에서 올해 50%, 2015년에는 52~55%에 이를 전망이다.

스마트폰 하드웨어(HW) 성능 발전이 한계에 다다른 것도 이유다. 더이상 성능 경쟁을 할 수 없음에 따라 가격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국내 요인으로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도 보급형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단통법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적인 보조금 투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단통법 이후 출고가 인하가 줄을 이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에 다양한 보급형 제품이 나와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반값 이동통신 알뜰폰, 내년 10% 넘는다

알뜰폰 누적 가입자수가 45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이면 전체 이동통신 시장(5681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 수준에 육박할 전망이다. 사용 폰도 2세대(G) 피처폰에서 롱텀에볼루션(LTE)폰으로 바뀌는 기류다. 지금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내년쯤 `마의 점유율 10%' 벽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알뜰폰 누적 가입자 수는 448만명(전체 이통시장 비중 7.8%)이다. 월 알뜰폰 순증규모가 17만~18만명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450만명을 넘어섰고, 연말이면 46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미래부의 전망이다. 지난해 말(286만명) 대비 60% 넘게 성장한 셈이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대비 비중도 8%를 넘어설 전망이다.

알뜰폰 시장이 올 한해 급성장한데는 우체국, 편의점 등 판매처 확대가 한 몫했다. 또, 지난 7월 이동통신 3사 자회사(SK텔링크, 케이티아이에스, 미디어로그)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에서 '요금 비교'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알뜰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뜰폰 이용이 '시장 10%'를 넘기 위해선 단말기 등 몇가지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알뜰폰 가입자 대다수가 피처폰 사용자들이다. 서비스 중심 축인 LTE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흡수해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이와 관련, LTE 반값 유심요금제 출시 이후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2G 알뜰폰 가입자 비중이 연초 10.8%에서 11월 말 6.3% 줄어든 반면, LTE 알뜰폰 가입자 비중은 4.8%에서 8%로 늘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조금 탓에 이동통신 3사에 일방적으로 쏠렸던 LTE 가입자들이 단통법 시행 이후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LTE 가입자 비중 확대를 위해서는 도매대가 인하와 경쟁력 있는 단말기 수급 등이 전제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뜰폰 이용자 확대로 기존 이동통신 시장 구도의 변화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11월 말 기준으로 알뜰폰을 제외한 순수 이동통신 3사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 (50,100원 ▼600 -1.18%) 46.3%, KT (33,300원 ▼350 -1.04%) 26.8%, LG유플러스 (9,690원 ▲10 +0.10%) 19.1%로 각각 집계됐다. 5대3대2 구도에 일부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비중이 전체 이통 시장의 10%를 돌파할 때 시장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 때문에 이통 3사도 알뜰폰 자회사들의 점유율을 크게 높이는 방식으로 수성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CJ헬로비전'과 '우체국 알뜰폰' 합산 점유율은 전체 알뜰폰 시장의 70%를 점유하면서 통신 3사 자회사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한편 미래부는 내년부터 매월 발표하는 가입자 통계에 알뜰폰 가입자를 별도로 분리한 통계도 고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