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미행설' 문건 박관천 경정이 작성, 배경 논란 전망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황재하 기자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을 작성·유출한 것으로 지목된 박관천 경정이 지난 10일 새벽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 재소환돼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검찰은 박경정이 박지만 미행설 문건도 작성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56)에게 '정윤회씨가 자신을 미행하게 했다'고 의심하게 한 문건을 박관천 경정(48)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경정이 왜 이런 문건들을 작성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7일 "정씨 문건을 작성한 박 경정이 박 회장 미행설을 다룬 문건도 작성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이 미행을 의심하게 된 주요 근거가 해당 문건이었으며 박 회장이 이 문건을 자신의 측근 전모씨를 통해 박 경정으로부터 건네받았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앞서 청와대가 문건 작성 배후로 지목한 '7인회' 중 한사람이다.

이 문건은 A4지 3~4 페이지 분량으로 미행을 실제 실행했다는 사람과 미행설을 직접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다는 정보 유통과정과 유통자의 실명이 포함됐다.

검찰은 미행보고서에 언급된 인물을 특정해 이날 박 경정과 전씨, 미행자, 미행설 유포자 등 관련자들을 불러 미행설의 실체를 캐묻고 있다.

검찰은 현재 이 문건의 신빙성을 낮게 판단하고 있다. 미행설을 전해 들었다는 정보유통자가 대통령의 친족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할만한 위치에 있는 인물도 아니고 미행보고서 역시 청와대 공문서 형식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미행설도 허위로 결론날 경우 정씨와 박 회장의 권력암투설을 입증할 단서가 없는 셈이 된다. 검찰은 박 경정과 참고인들을 상대로 해당 문건의 진위와 유통과정을 캐물었다. 또 이 문건이 청와대에 보고가 됐는지, 박 경정이 이같은 문건을 작성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박 경정이 미행 문건을 작성하게 된 이유와 배경을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정한 목적이 있지 않는 한 박 경정 단독으로 문건을 작성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검찰은 전날 박 경정을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경정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복귀하면서 정씨 관련 문건 등 청와대 내부 문건을 가지고 나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에 보관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위반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경정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