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신용등급 줄강등...유가와 환율 '변수'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조선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조선업황 침체가 지속되며 수익성 저하가 심화되고 있다는게 신용평가업계 판단이다. 수주 전망이 부정적인 가운데 최근 유가 약세와 환율 변동성 확대는 내년 신용도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장기신용등급을 지난 12일 AA-(부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도 지난 9월과 지난달 신용등급을 강등해 신평 3사 등급이 모두 A급으로 강등됐다. 현대중공업도 신용평가 3사의 신용등급이 모두 떨어졌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등도 각 신평사별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신평사들은 조선산업의 장기침체에 따른 외형성장 둔화, 상선과 플랜트 저가수주분 제작 등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등급 하향의 근거로 꼽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계열 3사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대형 5개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매년 하락곡선을 그려왔다. 2010년 12.8%에서 2012년 5.4%로 떨어졌고 올해 9월 기준 -6.7%까지 추락했다.

반면 부채는 증가세다. 대형 5개사의 합산 차입금은 지난해 말 약 17조원에서 지난해 9월말 약 18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수주 부진 등으로 선수금 유입 규모가 축소돼 차입금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의 내년 신용도 전망도 밝지 않다. 우선 유가가 급락해 심해시추 설비 등 해양플랜트 발주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들의 해양구조물 수주 모멘텀에는 내년에도 여전히 우려가 존재한다"며 "유가 하락 국면에서 해양플랜트 선주들이 구매 결정을 유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올 상반기 강세에서 하반기 약세로 돌아선 만큼 향후 환율 방향성도 변수로 지적된다.

정민수 한신평 기업·금융평가본부 실장은 "수주여건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 성과가 미약한 조선업체들을 중심으로 신용도 하향 압력이 증대될 것"이라며 "분기 실적 등을 점검해 신용등급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