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의 해, 힘차게 질주한 車는?

2014 올 뉴 모닝 /사진제공=기아자동차

2014년 갑오년(甲午年)이 가고 있다. 말의 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열심히 달렸다. 올 1~11월 누적 판매량은 148만대로, 연간 판매량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6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과 수입차의 호조, 신차 효과 등으로 판매가 늘었다. 특히 수입차는 독일차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24.4% 증가했다.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165만대를 넘어서며 사상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 중에 있다"며 "내년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는 판매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누구보다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베스트셀링 모델을 알아봤다.

◇국산차·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은?= 올 1~11월 국산차 베스트셀링 1위 모델은 기아차 (115,900원 ▲800 +0.70%)의 ‘모닝’이다. 8만6193대가 팔렸다.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2위와 4000대 이상 벌어져 올해 베스트셀링 1위가 확정적이다.

경차급 차종이 적은 국내 시장에서 '모닝'은 지난해에도 내수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두달 연속으로 9000대를 넘겼다. 지난달 판매실적(9347대)은 2011년 10월(9677대) 이후 월별 실적 기준으로는 3년여 만에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같은 경차급은 한국GM의 ‘스파크’도 올해 5만4142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6위에 올랐다.

2015년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베스트셀링 2, 3위는 현대차 (249,500원 ▲4,500 +1.84%) ‘아반떼’와 ‘그랜저’가 이름을 올렸다. 각각 8만1860대와 8만645대가 팔렸다. 격차가 적은 만큼 12월 판매량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아반떼’는 지난 10월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넘어서며 세계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차량은 토요타 ‘코롤라’, 폭스바겐 ‘골프’ㆍ‘비틀’, 혼다 ‘시빅’, 포드 ‘포커스’ 등 10여 개 모델에 불과하다.

‘그랜저’는 배기량이 2000cc가 넘는 대형차종 중에 유일하게 베스트셀링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그랜저’는 지난해 하이브리드 모델 이어 디젤 모델이 추가되면서 다양한 소비층에서 선택을 받고 있다.

4위에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SUV의 현대차 ‘싼타페’가 차지했다. 7만2097대가 팔렸다. SUV는 ‘싼타페’ 외에도 ‘스포티지’(7위), ‘투싼’(10위)이 이름을 올려 최근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현대차 LF 쏘나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5위는 지난 3월 출시한 현대차의 ‘LF쏘나타’가 차지했다. 총 6만677대가 판매됐다. 5위를 차지했지만 이전 모델인 ‘YF쏘나타’를 포함하면 9만6116대로 단숨에 1위로 올라선다. 올해 ‘쏘나타’는 2년 만에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중에서는 폭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이 7061대가 팔리며 1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 모델이 베스트셀링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SUV가 1위를 오른 것도 2007년 혼다 ‘CR-V’이후 7년 만이다.

‘티구안’은 3840만~4830만원대의 가격과 SUV의 인기로 올해 돌풍을 일으켰다. 폭스바겐은 ‘티구안’외에도 ‘골프’와 ‘파사트’를 나란히 4, 5위에 올리며 최근의 인기를 과시했다.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2018년도 수입차 시장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티구안' /사진제공=폭스바겐 코리아

수입차 베스트셀링 2위는 BMW의 ‘520d’(5895대)가 기록했다. ‘520d’는 2010년 8월 출시 이후 항상 베스트셀링 모델 1~2위에 들었던 스테디셀링 모델이기도 하다. ‘520d’는 올해 판매가 전년보다 감소했으나 다양한 모델의 인기로 BMW는 올해 판매가 20.6% 늘며 브랜드 판매 1위를 지켰다.

3위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220 CDI’(5480대)가 이름을 올렸다. ‘E220 CDI’는 지난해보다 19.7% 판매가 늘며 4위에서 3위로 한 단계 순위가 상승했다. 벤츠는 올 1~11월 전년 동기 보다 판매가 42.7% 늘면서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3만대를 넘어섰다.

◇2014년 車 트렌드는 SUV와 디젤= 올해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의 특징은 SUV와 디젤 승용차의 강세다. 이들 모델의 인기로 인해 오히려 베스트셀링 모델의 판매는 전보다 줄었다.

국산차의 경우 베스트셀링 1~5위 중 판매가 사실상 증가한 것은 신형을 출시한 ‘쏘나타’ 정도다. 1위인 ‘모닝’은 비슷한 수준(0.7% 증가)이고, 나머지 차종은 줄었다. 이는 SUV와 디젤 승용차로 소비자가 분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SUV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3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약 17%의 증가세로 전체 차급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가격과 연비에서 장점을 가진 소형 SUV가 인기였다.

지난해 말 출시한 르노삼성의 ‘QM3’가 올해 들어 1만대 판매를 넘어섰고, 한국GM의 ‘트랙스’도 올해 1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SUV의 인기는 수입차에서도 이어져 베스트셀링 1위를 ‘티구안’이 달성했고, 토요타 ‘라브4’와 닛산 ‘주크’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디젤 승용차의 인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SUV의 인기로 전체 승용차의 판매는 감소하고 있으나 디젤 승용차는 크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디젤 승용차의 판매가 51.3% 늘었고, 승용차에서 디젤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4%에서 2014년 15%로 11%p 증가했다.

이는 수입차 독일 4사를 중심으로 디젤 승용차를 판매를 확대한 영향이다. 수입 모델과 국산 모델 간의 가격차는 줄어들면서, 연비 차이는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 수입 디젤차의 판매는 크게 늘었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은 전년 보다 6%p 늘어난 68%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주요 차급의 볼륨 모델에 디젤 트림을 추가하며 디젤 승용차 판매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국산차도 디젤 모델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