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 테러 위협에 25일 개봉 취소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해킹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 영화사 소니 픽쳐스가 이달 25일로 예정됐던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의 극장 개봉을 취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러 위협이 커지면서 대형 영화 체인들이 잇따라 상영을 취소한 까닭이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리갈 엔터테인먼트, AMC 엔터테인먼트, 시네마크, 카마이크 시네마스 등 대형 영화관업체들이 소니 픽쳐스 해킹은 대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인터뷰' 개봉을 피하길 원하고 있다. 이들 4개업체는 4만여곳에 이르는 북미지역 영화관 중 1만8000곳을 운영한다.

미국 4위 영화관업체 카마이크는 17일 영화 개봉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갈 엔터테인먼트도 공급 불안, 보안 위협 등을 이유로 개봉이 연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최대 영화관업체인 시네플렉스 엔터테인먼트도 역시 '인터뷰'의 개봉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대형 영화사의 영화가 개봉 1주일을 앞두고 상영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FBI는 지난 16일 소니 픽쳐스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집단이 온라인을 통해 영화관 업체들을 위협하자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당국 및 민간 조사자들은 자신들을 'GOP(Guardians of Peace·평화의 수호자)'라고 지칭한 이 해커 집단이 북한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뷰'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하고 있어 이전부터 북한이 강한 반발을 보여왔다.

영화관업체들은 영화관 안전과 더불어 이번 위협으로 연말 연휴 시즌 영화 티켓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토안보부는 아직 영화관에 대한 테러 위협이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소니는 회사 컴퓨터 시스템이 지난달 25일 해커들의 공격으로 마비됐으며 이 과정에서 '퓨리' 등 여러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다량 온라인상에 노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