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공존' 꿈꾸는 청년들의 도전... '우리동생','잇수다'

선진사례 탐방을 위해 ‘우리동생’은 지난 8월 영국 런던에 위치한 메이휴 동물의 집을 찾았다./사진제공=한화생명

#. '우리동생'…"사람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을 꿈꾸다"


한화생명의 청년창업 지원사업 '씨커스' 지원을 받고 있는 '우리동생'은 지난 2013년 설립됐다.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의 줄임말인 우리동생은 ‘주민이 함께 만드는 동물병원’과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마을’을 목표로 삼았다.

5 가구 중 1 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요즘, 아이를 키울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 및 소통을 통해 사람과 동물이 따뜻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이 사업은 시작됐다. 가정에서 기르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무려 700만 마리로 추정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문화, 제도는 그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동물의료 수가의 기준이 없어 생기는 불신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 간의 마찰 △공공장소 출입과 관련한 이해 상충 △유기동물 발생 증가 등 여러 문제가 발생된다.

우리생명은 우선 적정 진료와 합리적인 진료비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에 국내 최초로 협동조합식 동물병원 설립을 준비 중이다. 우리동생 멤버 중 한 사람인 김현주 씨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이 일에 매진했다.


김 씨는 "병원은 초기에 많은 자금이 들다보니 투자금을 모으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면서 "기존 병원들이 혹시라도 '덤핑병원'을 만드는 게 아닌가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합당한 진료비 수준을 결정하는 게 가장 까다로운 과제다.

우리동생은 이런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영국 런던에 위치한 '메이휴 동물의집'을 찾았다. 메이휴 동물의 집은 1886년 보호소로 시작해 현재는 동물복지 활동을 가장 활발하고 체계적으로 펼쳐가는 곳으로 매년 수천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유기, 방치, 학대로부터 구조한다.

김 씨는 "메이휴가 도심 한가운데서 지역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 운영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며 ".학교를 방문해 어린 학생들에게 동물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교육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메이휴는 정부 지원 없이 100%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그만큼 기부자가 많고 기부금액이 크다"며 "우리동생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쳐 나가야 할 지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잇수다’는 도시와 농촌을 ‘잇다’는 의미이다. 이는 단순한 농산물 유통이 아니라 보다 문화적으로 두 공간을 잇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잇수다의 벤치마크 모델인 일본의 '에카오츠나게테(이하 에가오)'는 비영리 활동법인으로 다양한 지역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사진제공=한화생명

#. '잇수다'…"농촌과 청년을 잇고, 지역과 문화를 잇고"

‘잇수다’는 도시와 농촌을 ‘잇다’는 의미이다. 이는 단순한 농산물 유통이 아니라 보다 문화적으로 두 공간을 잇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농촌은 급격한 고령화로 인력난에 시달리는 반면 도시는 모든 자원이 포화상태다.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사람들이 점차 농촌에 관심을 갖고 귀농을 하는 사례가 늘었다.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는 5만6267명으로, 2012년의 4만 7322명에 비해 18.9% 증가했다. 40대 이하의 귀농·귀촌 가구 수는 2010년의 1841호에서 1만2318호로 6.7배나 늘었다. 젊은 층의 유입이 농촌에 활기를 줄 수는 있으나 정작 이들이 살아갈 여건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

'잇수다'는 ‘청년들이 농촌에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도전 의식을 갖고 경상북도 청송에 자리를 잡았다. 청송은 지자체와의 협동으로 ‘청송창조지역사업단’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지역의 자원을 사람과 연결하고 청년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잡는 것을 목표로 시작해 현재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잇수다의 벤치마크 모델인 일본의 '에카오츠나게테(이하 에가오)'는 비영리 활동법인으로 다양한 지역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에가오는 '도농교류' 일환으로 기업과 농촌을 연계한 기업 농장을 운영한다. 현재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바꿀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에가오는 기업, 자원봉사자 등을 모집해 경작 포기지를 개간(기업농장)하고 논을 재생시킨다. 동시에 유기농 재배를 통해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그 농산물을 가공 유통한다. 자연스럽게 지역공생형 시민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것이다.

특히 기업농장에는 현재 15개의 기업이 함께한다. 부동산, 광고사, 출판사, IT회사, 제약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한 농촌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지역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설립 14년째인 에가오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일본 사회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잇수다는 이제 청송에 정착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잇수다는 청송에서 어르신, 이주여성, 청년 주체들과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봄에는 지역 농산물 자원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잇수다의 장경미 씨는 "아직은 지역 사회의 우려와 부정적 평가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에가오처럼 꾸준히 지역과 함께 일하고 소통하며, 차츰 성과가 쌓여 간다면 반응은 서서히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