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빡빡한 자금줄…P-CBO로 한숨 돌린 中企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110개 중견·중소기업들이 올해 마지막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발행을 통해 900여억원을 조달, 연말 빡빡한 자금사정 속에 한숨을 돌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16일 총 112개 기업을 대상으로 1079억원 규모의 P-CBO를 발행했다.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기업인 동부제철(96억원)과 한진해운(76억원)을 제외하면 이번 P-CBO는 110개 중견·중소기업의 몫으로 907억원의 지원금이 돌아갔다.

P-CBO란 자체 신용도만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힘든 기업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발행한 증권이다. 해당 기업은 신용도를 높인 P-CBO를 투자자들에게 매각해 낮은 이율로 자금을 조달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신용보증기금은 이번을 포함, 올해 여덟 차례에 걸쳐 총 3조194억원의 유동성을 기업들에게 지원했다.

특히 이번 P-CBO는 연말 자금수요에 맞춰 발행됐다. 기업당 발행금액은 평균 8억원 가량으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만기를 맞는 회사채를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대부분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발행됐다. △연승어패럴(38억원) △에나인더스트리(30억원) △에스아이플렉스(30억원) △세동(22억원) △에듀박스(20억원) △세일전자(20억원) △계양정밀(20억원) △효원이앤씨(10억원) 등이 P-CBO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연승어패럴 관계자는 "기존에 발행했던 P-CBO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이를 갚기 위한 차환발행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내부 자금은 회사채 상환보다는 연말 운영자금에 대처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이란 계절적 특수성을 감안하면 발행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 7월 P-CBO 발행규모는 5595억원에 달했고 11월에도 2988억원이 발행된 바 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연말 자금 수요에 미리 대비하려는 차원으로 하반기 들어 7~11월까지 선제적 발행이 몰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결산을 앞두고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도 이번 P-CBO 참여가 다소 적었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