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알짜 자회사 덕에 '호호'하는 업체는?

전방산업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알짜 자회사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모회사를 책임지는 최고경영자가 자회사 영업일선에 직접 뛰어들어 사업 육성에 나서는 등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쎌 (2,815원 ▲150 +5.63%)과 인선이엔티 (6,220원 ▼10 -0.16%)가 알짜 자회사를 통해 모회사의 사업 부진을 만회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TSM(터치스크린모듈) 업체인 하이쎌은 지난 7월 인수한 사후면세점 세금환급 서비스업체 글로벌텍스프리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들어 스마트 기기 생산물량 감소로 관련 부품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이쎌도 사업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올 초 베트남시장 진출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하이쎌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글로벌텍스프리를 인수했다. 현재 하이쎌이 보유한 글로벌텍스프리 지분은 33.4%다.

하이쎌의 글로벌텍스프리 인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올 들어 해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환급서비스 실적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0월 인천 아시아게임과 중국 춘절 연휴가 겹치면서 월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텍스프리 사업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하이쎌 최고경영자인 문양근 대표도 직접 영업일선에 뛰어들어 사업을 돕고 있다. 제조업을 주력하는 하이쎌이 전방산업 침체로 주춤하고 있는 사이 서비스업체인 글로벌텍스프리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자회사로 위기 돌파에 적극 나선 것. 실제 최근 글로벌텍스프리가 알리바바를 비롯해 해외 유력 기업들과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문 대표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매주 한번 하이쎌 평택 공장에서 임원 회의를 열고 이후 짬짬히 글로벌텍스프리 영업도 챙기고 있다"며 "외부에서 제조업체인 하이쎌이 서비스업체인 글로벌텍스프리 인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직접 설명하고 신뢰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도 자회사인 인선모터스의 활약에 웃음을 짓고 있다. 폐자동차 재활용사업을 영위하는 인선모터스는 지난 7월 공장 준공과 함께 영업을 시작해 불과 3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1, 12월 역시 부품 판매 및 중고차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실적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한때 자산주로 불릴 만큼 탄탄한 기업을 자랑하던 인선이엔티는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력사업인 건설 폐기물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새롭게 진행한 폐자동차 재활용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특히, 오종택 인선이엔티 회장은 직접 인선모터스의 경영에 합류해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선모터스는 회사의 사활을 건 자회사"라며 "인선모터스 개별 기업으로 뿐만 아니라 모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양 회사가 상생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적극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하이쎌과 인선이엔티의 우량 자회사 육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사업 다각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며 "하이쎌과 인선이엔티는 위기 속에서 본업과 차별화된 새로운 사업발굴을 통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사례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