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상장 첫날, '우리사주' 직원들도 함께 웃었다

#18일 오전 제일모직 (137,600원 ▼2,700 -1.92%) 상장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2층 홍보관. 맞추기라도 한 듯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온 윤주화 대표이사와 김봉영 대표이사 이하 50여명의 제일모직 임직원들은 시황판을 지켜보며 얼굴이 환해졌다. 입사 3년차 인 사원 A씨는 "붉은 기운을 받아 시황판도 계속 붉은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장 후 시황판에 뜬 제일모직 시초가는 10만6000원. 공모가 5만3000원의 두 배였다. 윤 대표는 "백년기업, 글로벌 리딩기업 제일모직이 되겠습니다"라고 아크릴판에 상장 기념 문구를 적었다.

제일모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우리사주를 가진 임직원들도 일제히 함박웃음을 지었다. 상장 첫 날 제일모직 종가가 공모가보다 113% 오르며 앞으로 주가 흐름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공모 주식 2874만9950주 중 20%(574만9990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근속 연수에 따라 1년차 신입사원은 600주, 과장 및 차장급은 1000~1500주, 20년 근속한 부장급은 2000주 정도를 받았다.

당초 우리사주조합이 없던 제일모직에는 회사 주식을 상장 전부터 보유한 임직원(오너일가 주주 제외)은 1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우리사주를 배정 받아 보호예수기간 1년을 적용받는 임직원 외에 당장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임직원은 없다.


그런데도 이날 우리사주를 가진 임직원들이 행복한 이유는 앞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을 상장 첫 날 주가로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800주를 배정받은 3년차 직원 A씨의 경우 만약 이날 주식거래가 가능했다면 4800만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같은 식으로 계산해보면 부장급은 무려 1억2000만원을 챙길 수 있었다.

주식시장 전망도 장밋빛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개 증권사가 제시한 제일모직의 평균 목표주가는 공모가의 2배에 육박한 9만5400원. 유진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12만5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상장 전만해도 제일모직 임직원들에게 우리사주 매입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같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2010년 상장 후 줄곧 공모가 11만원 아래에서 거래된 사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도 공모가 보다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며 주가흐름은 좋지 못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그래도 회사를 믿어보자는 마음이 더 커 기쁜 마음으로 우리사주를 받았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이 삼성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우리사주 1차 신청 기간에 한도 물량 일부가 미달되기도 했지만 2차 추가신청에서는 10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일모직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열심히 일 한 만큼 우리사주를 키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직원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며 "삼성그룹 일원으로서의 자부심도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