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도 차관 "전기요금체계 종합 점검"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대통령의 유가연동 전기요금 인하 발언과 관련해 정부가 전기요금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에 들어간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료 문제는 (현재)수준과 체계, 시기 등 논란(요소가) 섞여있다"며 "전기요금과 관련된 이슈들을 모두 합쳐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제유가 하락분이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에 즉각 반영되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정부의 종합점검 방침은 이를 반영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점검이 실제 전기료 인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 차관은 "인상요인과 인하요인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인하를 전제로 한 점검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또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전기요금은 원가를 들여다보는데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유가 국제시장 변동 뿐 아니라 모든 것들을 보겠다"고 설명했다.

점검은 추진하지만 정부 내부 컨센서스는 전기료 인하 여력이 거의 없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국내서 원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는 설비 기준으로 약 6% 정도인데 가동 기준으로는 2.9%(2013년 기준)에 그친다. 게다가 한국전력의 부채가 여전히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낮은 전기료가 부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터다. 여유있게 전기료를 내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전기료 체계 점검 방침에도 적극성보다는 소극적인 분위기가 읽힌다. 문 차관은 점검 시점에 대해 "지금 당장 시기를 정하기는 빠른 감이 있다"고 했다. 이어 "유가 약세가 지속적이냐 일시적이냐를 우선 봐야 한다"며 "전기요금 주택누진제 논란 등 제기될 수 있는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스 요금은 곧 인하가 이뤄질 전망이다. 원유가에 도입단가가 연동되는데다 두 달 단위로 요금을 재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차관은 "가스는 원유가에 연동되는데 요금에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며 "유가 하락으로 인해 가스가격 인하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유류비 등 국민부담에 대해서는 "유가 하락분이 정유사 판매단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차관은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 등을 근거로 보니 거기서 떨어진 만큼 정유사들이 원가를 떨어트리고 있더라"며 "정유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구조는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원전 건설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대립하고 있는 삼척 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차관은 "삼척 측의 반대입장에는 변화가 없어 현재 만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안타깝다"며 "하지만 삼척과 계속 대화할 생각이며 시에서도 중앙정부의 입장을 이해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차관은 자원외교 문제로 입길에 오르는 공기업들의 경질성 인사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기관장 인사는 공운법에 정해져 있고 임기가 보장된 자리들"이라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다른 사장들에 대해 정부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스공사 사장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밝혀진 것들이 사실이라면 그에 상응한 조치가 필요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가스수급과 가스공사의 안정적 경영에 문제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