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박경정 구속영장 청구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황재하 기자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다룬 문건의 작성자 박관천 경장(48) / 사진=뉴스1

검찰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다룬 문건의 작성자 박관천 경정(48)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8일 박 경정에 대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 은닉, 무고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박 경정이 작성한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과 '박지만 미행 문건'을 모두 허위로 결론냈다. 박 경정이 확실한 근거 없이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특히 박지만 EG그룹 회장의 '미행설'과 관련된 문건은 사실상 박 경정의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문건 내용은 '남양주의 유명한 카페 주인의 아들이 정씨 지시로 오토바이를 타고 박 회장을 미행했다고 현지 경찰관에게 이야기했다'는 내용"이라며 "카페 주인 등 관련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고 밝혔다. 미행자로 지목된 인물은 미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박 경정이 청와대 문건 유출 경위에 대한 부분도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문건 유출 경위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에서 파견된 수사관 등이 유출에 가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은 "박 경정이 자신이 문건을 청와대에서 유출한 것을 숨기기 위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된 경찰과 검찰 수사관이 유출했다고 보고서를 올렸다"며 "박 경정에게 이들을 무고한 혐의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경정이 이같은 일을 저지르게 된 배경은 파악되지 않았다. 박 경정의 상관이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지시로 박 경정이 이번 사건을 벌였다는 분석도 있지만, 검찰은 아직 윗선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이 유출된 경위는 대부분 파악된 상태다. 검찰은 박 경정이 숨겨놓은 문건을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한모 경위가 몰래 꺼내 복사해 숨진 최모 경위에게 전달했고, 최 경위는 세계일보 등 언론사에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경위는 이 과정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한화S&C 정보팀 차장 진모씨에게 문건 내용을 구두로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보강조사를 거쳐 한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결정하는 한편 숨진 최 경위는 '공소권 없음' 처리할 방침이다.

박 경정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9일 오후 3시 김승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