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위, 삼성전자·가족위·반올림 제안서 받기로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열린 삼성 직업병 피해보상 협상 조정위원회 상견례에서 김지형 조정위원장(왼쪽)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 등 삼성전자 직업병 보상문제 관련 이해당사자 3주체가 모두 참여한 회의는 지난 10월 열린 9차 협상 이후 71일 만이다. /사진=뉴스1 제공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반도체 직업병 피해보상 해결책을 마련키 위해 출범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협상주체인 삼성전자, 가족위원회, 반올림으로부터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등 3가지 의제와 관련해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18일 서울 미금동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1차 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히고 “각 협상주체가 제출한 제안서를 받아 조정위가 충분히 검토한 뒤 청문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협상 주체인 삼성전자, 가족위, 반올림은 조정회의에서 각각의 제안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차이를 좁혀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반올림은 진정한 사과, 감독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11개 방안을 제안했고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별도의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와 가족위가 원하는 해결 방안도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각 협상주체의 제안서는 내년 1월 9일까지 조정위로 제출되고 조정위는 제안서를 검토한 뒤 일주일 뒤인 1월 16일 본격적인 조정절차에 착수한다. 1차 조정회의도 법무법인 지평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매 조정절차 이후 김지형 위원장이 직접 브리핑 형식으로 조정내용을 알리기로 했다. 다만 조정과정에서 혼선의 방지하기 위해 조정위 진행경과 및 관련 내용에 대해선 조정위로 공개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창구를 조정위로 단일화한다는 방식을 제안했고 교섭주체들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족위 측에서 가급적 빠른 해결을 원하고 있다는 지적에 “현 시점에서 언제까지 합의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얼마나 서로가 의견차이가 클지 권고안 만들때 법률적 자문과 산업보건분야 전문적 지식에 대한 자문을 구해 종합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급적 청문절차를 빠르게 진행하자는 공통된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 분위기에 대해 “반올림이 다시 협상을 위해 조정위에 참여한 것에 대해 다들 환영했고 교섭주체들이 복원된 것에 대해 아주 바람직한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와 반올림간 이견으로 2달 이상 중단됐던 직업병 피해보상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