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 "오늘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죽은 날"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신웅수 기자 =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후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2년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4.12.19/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민중의 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사회단체가 19일 오후 7시 박근혜 정부 2년을 규탄하는 집회를 서울광장에서 연 가운데 이날 오전 해산이 결정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일부 당원들이 참가, 헌재 및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에 동참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헌재는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정부가 청구한 통진당 해산심판 및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정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 5명 전원에 대한 국회의원 자격도 상실하도록 결정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오늘은 너무 억울한 날"이라며 말문을 연뒤 "여러 선배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이 힘들게 지켜온 민주주의가 이렇게 망가졌다는 생각에 원통하다. 잘못된 재판이 나오지 않도록 힘을 모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이정희 대표에게 하루종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끝을 흐렸다.


또한 8대1의 집행결과에 대해 "재판관 9명 중 오직 1명만이 정답"이라며 "오늘 정부의 칼 자루를 쥔 헌재는 민주주의를 부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민중의 힘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오전에 헌재가 한국 민주주의에 사형선고를 내렸다"며 "민주주의를 지키라고 만든 헌재가 엉터리 논리로 정치적 다원주의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진 진보당 해산을 주제로 한 규탄 발언에서는 이정희 통진당 대표가 발언을 했다.


무대에 올라 한참을 아무말 없이 서 있던 이 대표는 "죄송하다, 국가기관과 종편을 비롯한 보수언론이 동원된 종북몰이와 내란혐의로 정당해산이 돼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강제 정당 해산만큼은 막아야 겠다고 온갖 시련을 헤쳐왔지만 오늘 저희는 이기지 못했다"며 "오늘의 패배에 국민여러분께 죄송 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또한 "6월 민주항쟁의 산물인 헌재가 허구와 상상을 동원한 판결로 스스로 전체주의에 빗장을 여는 참극을 오늘 목격했다. 헌재는 우리 사회 진보의 염원을 북한식 사회주의로만 매도했다"고 비판하면서 "자주와 평화 통일도 노동자와 민중을 위한 정치도 오늘로 모두 금지됐다"고 말했다.

또 "보수 극우단체는 기다렸다는듯이 저를 비롯한 통진당 당원들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소했다"며 "하지만 견뎌내겠다, 진보의 꿈만은 절대 잃지 않겠다"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후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2년 규탄대회"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2014.12.19/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규탄집회에는 경찰측 추산 800여명(주최측 추산 2000여명)이 참석했다. 1부에서는 총체적 관권부정선거 규탄을 2부에서는 민생·민주·노동탄압 규탄을 주제로 촛불집회가 이뤄졌다.
이 대표를 비롯해 9명의 진보연합 인사들이 규탄발언을 했고 발언 중간중간에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정부의 부정선거의혹을 다룬 영상과 통일콘서트 테러 진상규명 및 탄압에 대한 규탄영상도 상영됐다.

한편 법무부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불법이라고 규정한 가운데 통진당 당원들이 집회에 참가하면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집회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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