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이상 "내년 긴축경영할 것"…장기형 불황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내년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다. 기업들은 현재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보고, ‘원가절감’과 함께 조직개편, 명예퇴직 등을 통한 ‘인력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228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5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주된 경영기조로 대기업(300인 이상)은 51.4%가 ‘긴축경영’을 선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11.8%p 늘어난 수준이다.


내년 긴축경영을 할 것이라고 대답한 대기업은 구체적인 시행 계획으로 ‘전사적 원가절감’을 최우선(46.9%)으로 꼽았다. 이어 ‘인력부분 경영합리화’(21.9%), ‘신규투자 축소’(12.5%), ‘자산매각’(9.4%) 순이었다.

특히 인력부분 경영 합리화를 선택한 대기업들 중 36.4%는 조직 개편을 그 방안으로 꼽았다. 또한 명예퇴직(희망퇴직)과 인원감축을 꼽은 대기업도 각각 27.3%, 15.2%나 됐다.

중소기업은 ‘현상유지’(46.6%)를 내년 경영기조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중소기업 중 ‘긴축경영’을 선택한 회사는 지난해보다 11%p 줄어든 31.5%였다.


경총은 “2015년 경영기조로 ‘현상유지’가 높게 나타난 것은 2012년 이후 3년 연속 긴축경영 기조를 유지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3년 연속 긴축경영을 해 더 졸라맬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현재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를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한 기업은 66.7%로 작년(43.5%)보다 크게 증가했다. 기업이 전망하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3.3%로, 주요 기관들의 전망 수준인 3%대 후반(한국은행 3.9%, OECD 3.8%)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최근 몇 년간 최고경영자들의 경기 전망이 오히려 주요기관의 경기 전망보다 실제 경제성장률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85.8%는 신규투자 확대를 위해 진입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지주회사 규제’(28.6%), ‘계열사간 거래 규제’(22.9%) 개선에 대한 응답비율이 높았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들은 내년 수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 환율로 원/100엔 환율은 평균 1008.34원,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73.54원이라고 응답했다.

경총 관계자는 “내년 기업경영에 가장 우려되는 애로요인으로 ‘대외경제 불안’을 선택했다”며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심화로 내년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투자 및 고용계획을 묻는 설문에 대해 올해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50.9%)이 가장 높았다. ‘축소’(25.5%)하겠다는 응답이 ‘확대’(23.7%)하겠다 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채용 규모 또한 ‘금년 수준’이라는 응답이 60.4%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