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 "OPEC 외 산유국이 가격 급락 일으켜"

걸프지역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최근 유가 급락 현상의 책임을 석유수출국기구(OPEC) 외부 산유국들에 돌렸다. 걸프지역 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OPEC 총회에서 결정된 원유 생산량 유지 결정을 옹호하며 최근 유가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부 장관은 UAE 아부다비에서 이날 열린 에너지 컨퍼런스자리에서 OPEC 비 회원국들의 협조 부족이 최근 유가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우디와 다른 국가들이 시장 질서를 찾기 위해 모색하고 있다"며 "OPEC 외 산유국들의 협조 부족, 잘못된 정보의 확산, 투기가 (원유) 가격 급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수하일 빈 무함마드 알-마즈루이 UAE 석유부 장관도 최근 유가 급락의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일부 OPEC 비 회원국의 무책임한 (원유) 생산"이라고 같은 컨퍼런스에서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OPEC 내 경제여건이 열악한 회원국들은 감산을 촉구하고 있지만 사우디와 UAE 석유장관은 이날 발언을 통해 현행 OPEC 목표 원유 생산량을 맞추는 데 전념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OPEC은 11월 총회에서 기존 3000만배럴인 OPEC 일간 생산량 목표치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알-나이미 장관은 OPEC 비 회원국이 "감산에 나선다면 환영 받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알-마즈루이 장관도 "OPEC이 모든 이들을 위해 시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UAE는 원유 문제에 있어 사우디와 가장 유사한 관점을 지닌 국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1월 FT와 인터뷰에서 "과잉공급 현상이 있지만 이는 OPEC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예측기관들은 내년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OPEC 산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 수요 둔화와 맞물려 내년 상반기에는 공급 과잉이 심각해진다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 기준 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5년여만에 처음으로 지난주 배럴당 60달러를 밑돌았다. OPEC의 가격 정책이 또 다시 시장의 화두로 부상한 이유다.

사우디, UAE처럼 걸프 지역 OPEC 회원국인 쿠웨이트의 알리 살레 알-오마이르 석유부 장관은 지난달 OPEC 총회에 대해 감산이 의무화 되지 않았아시장 점유율을 OPEC 비 회원국으로부터 지킬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내년 말까지 유가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