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3년 8개월 來 가장 양호..'유가 급락' 영향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국제유가 급락으로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3년 8개월 내 가장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유가 약세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진 추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11월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92.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 전월보다 2.1% 상승하며 2011년 3월(92.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급락이 수입가격을 끌어내리며 전반적인 교역조건 개선으로 이어졌다. 유가 약세로 수입유를 정제해서 수출하는 연료유(경유, 휘발유) 가격이 떨어졌지만 이보다 원유 등 광산품 수입 가격의 낙폭이 더 가팔랐다.

관세청이 집계하는 원유도입단가는 11월 20.6% 급락했다. 10월(-11.8%), 9월(-6.4%)에 비해 더 가팔라진 하락세다. 이 여파에 11월 수입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2% 급락, 지난해 5월(-8.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4.4% 떨어진 수출가격 보다 큰 하락세다.

그러면서 수출상품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교역조건이 세달째 개선됐다는 의미다.

아울러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올랐다. 순상품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수출물량도 늘어난 영향이다.

11월 수출물량지수는 섬유 및 가죽제품, 수송장비가 감소했지만 반도체 및 전자표시장치, 정밀기기, 일반기계 등이 늘어 전년동월대비 1.8% 상승했다.

같은 달 수입물량지수는 일반기계, 정밀기기, 수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공산품이 늘며 전년동월대비 2.6% 올랐다.

한국은행 측은 "이동통신제품과 국내에서 정제해서 수출하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떨어졌지만 광산품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지며 교역조건이 개선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