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종합심사낙찰제' 본격화…"변별력 강화해야"

/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정부가 저가낙찰로 인한 부실공사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최저가낙찰제'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종합심사낙찰제'를 내년부터 본격 도입한다.

정부는 2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5 경제정책방향'을 내놓고 내년 2월 종합심사낙찰제 추가 시범사업을 거쳐 7~11월 국가계약법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덤핑낙찰, 공사품질 저하 등 최저가낙찰제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종합심사낙찰제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통과한 입찰 참가자의 공사수행 능력과 입찰금액, 사회적책임 분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고 득점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올 6월 1차 시범사업(1건)과 10월 2차 시범사업(17건)을 진행했다.

하지만 내년 종합심사낙찰제도의 본격 도입을 앞두고 시행된 1차 시범사업인 경기 수원 호매실지구 B8블록 아파트 공사 결과, 평균 투찰률은 72%로 최저가낙찰제 대상 아파트 공사의 평균 낙찰률(73%)보다 오히려 낮게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는 종합심사낙찰제의 핵심인 공사 수행능력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가격이 여전히 시공사 선정의 핵심 잣대가 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평균 입찰가격의 일정비율 안에서는 무조건 만점을 주기 때문에 입찰이 반복될수록 평균가격이 내려가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투찰 하한선에 맞춰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업체 간 눈치작전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정수준 이하로 투찰하는 건설업체를 제외시키면 낙찰률은 올라갈 것"이라며 "다만 하한선의 수준과 적용기준이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종합심사낙찰제가 성공하기 위해 가격점수는 균형가격의 상향조정, 만점구간 축소 등으로 보완하고 수행능력도 변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초 평균가격을 높게 조정하고 수행 능력 평가 기준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며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원가를 깎는 게 아니라 품질 시공을 하기 위해 적정선에서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