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플러스 성장 北 경제, 지속 성장은 불가능-한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북한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는 등 외형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중국에서의 수입으로 소비재 증가를 충당하는 방식은 지속이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준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차장 등은 22일 발표한 '김정은 체제의 경제정책 추진현황 및 평가: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경제는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 후 소폭이나 꾸준히 성장세다. 북한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010년 마이너스(-) 0.5%에서 김정은이 집권한 2011년 0.8%로 플러스 전환한 뒤 2012년과 지난해 각각 1.3%, 1.1%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김정은 집권 후 2012년부터 추진된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에 대해 일각에서 긍정적 평가가 내려지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이란 농업과 기업의 초과생산물과 이윤을 초과생산자와 국가간 어떻게 배분하느냐를 개선해 증산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초과생산물의 시장 거래를 용인하거나 국가 계획대상이 되는 기업의 범위를 축소하는 등의 방식이 사용딘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 같은 북한 경제의 외형적 개선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우선 저자들에 따르면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에서 소유제 개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기업 의사결정권 측면의 개혁조치도 부진하다는 점을 볼 때 앞서 시행된 중국이나 소련의 개혁에 대해선 낮은 수준의 개혁 조치다.

또 소비재 공급이 자체 생산이 아닌 대중 수입을 통해 충당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외형성장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민준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차장은 "김정은 집권 후 시행되고 있는 정책들이 단기적으로는 일반 주민의 소비수준을 향상시켜 체감경기를 개선시키겠지만 소비재 공급이 대부분 대중수입으로 충당되고 있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어 민 차장은 "북한은 철광석 등 원자재를 중국에 수출해 소비재를 수입하고 있지만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 태동이나 소비재 생산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소비증가를 수입으로 충당하는 추세가 이어지면 내핍성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 차장은 "1990년대 이후 북한의 공업기반이 붕괴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확대나 인센티브 강화같은 제도만으론 북한경제의 성장경로 개선이 어렵다"며 "북한 경제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투자확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