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어설픈 상승', 아직 약세장

전주말 1.7% 이상 급등한 코스피가 금세 상승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장중에 벌써 2차례나 약보합권으로 떨어지는 등 불안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8% 오른 1935.30을 기록 중이다. 전주말 1897.50에서 하루만에 1929.98까지 오른 코스피는 이날도 0.42% 오른 1938.16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이내 상승분을 반납, 한 때 1928.89(-0.06%)까지 밀리며 약세로 돌아서는 듯 했다.


오전 한 때 순매수로 방향을 트는 듯했던 외국인이 900억원 이상 순매도로 전환, 코스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이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으나 그 규모는 각각 28억원, 15억원에 불과하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최근에 비해 크지 않음에도 역시 이를 받아줄 주체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수가 플러스권에 머물고 있지만 상승세를 주도할 만한 업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코스피 17개 업종지수 중 섬유의복 지수가 2.13% 오르며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이날도 3% 이상 주가가 오른 제일모직 (150,500원 ▲100 +0.07%)에 의한 착시현상일 뿐이다. 섬유의복 지수에 편입돼 있는 29개 종목 중 하락종목의 수는 15개로 상승종목 수 9개에 비해 더 많다.

시장 전체로도 강세종목이 다소 우세한 데 불과하다. 현재 코스피에서는 상한가 2개 등 413개 종목이 주가가 오른 반면 358개 종목은 주가가 내렸다.


지난달 하순까지만 해도 12월 증시는 수급환경 개선에 따라 다소나마 '산타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락 및 러시아 디폴트 우려부각, 그리스 정정불안 심화 등으로 유동성 환경은 되레 악화됐고 코스피도 10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900선 아래에서 종가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나마 미국이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코스피는 전주말 강한 상승탄력을 보였다. 이같은 상승탄력이 지속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주말 상승세에 대해 '어설픈 상승'으로 평가한다. 삼성전자 배당확대 기대감이 일시적으로 시장을 떠받쳤을 뿐 우리 증시를 둘러싼 부정적 요인들이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김 팀장은 국제유가가 다소나마 반등하고 있고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이 역시 방향을 되돌릴 만한 수준은 아니며 언제든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 "저유가가 기업 생산원가 하락에 긍정적 영향을 주더라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재보다 커질 경우 주요 경제주체들이 소비 및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매출성장이 정체되면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아직은 한국증시를 둘러싼 잠재리스크에 대해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서도 한국시장은 아직 관심 밖에 놓여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와 같은 약세국면이 내년 초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균 팀장은 "올해 들어 장기적으로 볼 때 코스피는 2100 밑단에서 1880까지 미끄러졌고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0~30포인트 반등한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코스피는 내년 초까지는 지금처럼 저점을 테스트하는 차원에서 다중바닥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