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땅콩회항' 셀프감사이어 민간에 '항공안전' 진단

머니투데이

세종=김지산 기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번 전체회의는 대한항공기 회항사건 관련 현안보고와 법안 처리를 위해 열렸다. /사진=뉴스1

국토교통부가 자발적으로 민간 전문가들로부터 항공안전체계 전반의 정밀진단을 받는다. 진단이후 대한항공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불거진 인적구성과 조사 매뉴얼 등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대한항공기 회항사건 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민간 전문가는 항공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종사자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이들은 국토부 항공안전체계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진단한다. 국토부는 진단 결과를 토대로 민간과 함께 대책을 만들 방침이다.

진단은 안전감독 체계를 비롯해 인적구성, 조사 매뉴얼 등 폭넓게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항공직 공무원 채용에서 특정 항공사에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항공안전감독관과 운항자격심사관 26명의 77%인 20명이 대한항공 출신이 포진했다. 이번 조사에 투입된 조사인력 6명 중 일반 공무원 4명을 제외한 항공안전감독관 2명 모두 대한항공 출신인 것도 논란이 됐다.

조사 매뉴얼은 새로 마련하는 쪽으로 진행된다. 국토부는 지금까지 항공기 추락이나 기계적, 인적 결함 등에 대한 조사 경험은 풍부하지만 땅콩회항 같은 특수 상황에 대한 조사 경험이 없을 뿐더러 조사 매뉴얼도 없다.

조사 대상자들에게 거짓진술을 종용한 대한항공 임원과 박창진 사무장을 함께 조사하면서 부실조사 논란이 증폭됐다. 이로 인해 특별 자체감사까지 벌이게 됐다.

국토부는 조만간 민간 전문가 모임을 구성한 뒤 진단에 나설 계획이다.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부령을 정비하고 관련법 내지 시행령·시행규칙 등도 개정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가 국민 눈높이에서 진행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매뉴얼을 만드는 등 개선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민간 진단 이후 필요한 부분은 법으로 반영하는 등 후속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