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학기제' 도입 검토…6월에 수능 치러지나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정부가 22일 발표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중 교육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내용은 '9월 신학기'제다.

현재 봄에 시작되는 학기를 가을로 늦춰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학사공백 등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나 입시부터 취업까지 '대한민국 시계' 자체가 송두리째 바뀌는 만큼 실제 개편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오전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2015 경제정책방향'에서 가을학기제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저출산 등에 따라 학령기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을 도입 배경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출생자 수는 1995년 71만5000명을 정점으로 2000년 63만5000명, 2005년 43만5000명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교육부는 가을에 신학기가 시작되면 초·중·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9월 신학기는 상대적으로 긴 여름방학 중에 교원인사를 내고, 그 동안 지적됐던 12~2월 수능 이후의 '학사일정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학기초를 3월에서 9월로 무려 5개월이나 늦추기 때문에 도입 여부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 앞서 가을학기제는 역대정권 가운데 김영삼정부(1997년) 교육개혁위원회에서 논의된 이후 노무현정부(2006년) 교육혁신위원회에서는 2011년 시행 발표까지 했으나 사회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교육부의 안대로 교사와 학부모 등 공론화 작업을 충분히 거쳐 시행되더라도 변화폭은 상당할 전망이다.

일단 수능 날짜가 현행 11월에서 6월로 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는 중국은 우리나라의 수능격인 가오카오(高考)를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보통 6월에 치른다.

또 시행 초기에는 같은 학년이 두 개가 발생할 수 있어 교실은 물론, 교원, 수업시설, 교육환경, 교육과정 등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도 있다. 게다가 9월 학기제는 대학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병역과 취업 시기 조정에 따른 기업들의 채용시장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학기를 5개월을 늦추는 대신 한 해에 1개월씩 5년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총 관계자는 "학기제 개편 논의는 국민적 정서 등 많은 부분이 겹친 탓에 반드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시행에 따른 시행착오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는 측면에서 5개월을 5년간 단축해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