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간임대에 총력‥금융·세제지원등 종합대책 수립

/그래픽=김지영

정부가 내년 부동산정책으로 '민간임대주택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저렴한 토지공급 확대 △용적률 등 건설규제 완화 △금융·세제지원 확대 △임대주택리츠 활성화 등 종합대책을 단계별로 추진한다. 여러 대학 학생들이 공동으로 거주할 수 있는 행복(연합)기숙사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 기숙사비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종합대책이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서민주거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민간 임대주택산업을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임대사업자,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보다 파격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2일 발표한 '2015 경제정책방향'에서 민간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 보유 토지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매각되지 않은 토지를 할인 매각하고 할부조건 등 공급조건도 완화키로 했다.

장기임대주택 공급시 용적률 등 건설규제를 완화해줌은 물론,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한 저리의 자금지원과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신설 등을 통해 세금부담도 줄여줄 계획이다. 일부 사업성이 높은 지역의 경우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리츠와 펀드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임대주택리츠의 상장요건 중 매출액 기준을 현행 연간 300억원 이하로 하향 조정하고 현행 40%로 제한된 1인당 주식소유비율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리츠나 펀드 또는 20가구 이상 규모의 임대사업자는 아파트 등 민간 분양주택은 물론, 도시형생활주택도 임대사업용으로 우선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올 초 도입된 주택임대관리업에 대한 활성화 방안도 추진된다. 우선 주택임대사업자의 등록 요건이 완화되고 세제 지원방안도 마련된다.

자기관리형 주택임대관리업의 경우 영업의무사항인 대한주택보증의 보증·보험제도를 개선해 관련 비용부담을 완화해줄 계획이다. 안정적인 임대관리업 정착을 위해 임대인과의 계약내용(유지보수, 하자관리부담 등)을 명확화한 표준계약서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이같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대책을 단계별로 시행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제·금융지원 방안 등을 통해 민간의 임대시장 참여가 가능한 5~6%의 수익률을 보장해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정부의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좀 더 파격적인 규제완화와 금융세제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대적 흐름에 맞게 민간 임대주택산업을 적극 육성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며 "하지만 임대주택시장에 플레이어들을 끌어들이려면 관련 세제를 한시적으로 비과세하는 등 보다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저소득 가구와 지방출신 대학생들의 기숙사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행복(연합)기숙사의 건축규제도 풀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중 관련 법 시행령을 개정해 행복기숙사의 용적률을 법정 상한선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행복기숙사의 용적률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최대 250%, 준주거지역은 최대 50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행복기숙사를 학교시설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 전기료 등 운영비용 부담도 줄여줄 계획이다.

정부 방침대로 행복기숙사의 용적률 완화와 운영비 절감 방안이 시행되면 기숙사 비용 부담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 운영 중인 행복기숙사와 일반 대학 기숙사의 비용 차이가 크지 않아서다.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처음으로 문을 연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행복기숙사의 월간 기숙사비는 대학 추천 입사생의 경우 2인실 19만원, 4인실 13만원으로 서울시내 130개 기숙사(2인실 기준)의 월평균 기숙사비(22만5000원)와 큰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