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경제정책]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에 채찍질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국민연금공단./© News1

정부가 22일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새판 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이날 발표된 새해 경제정책방향에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전문성·책임성 확보를 위해 기금운용위원회와 기금운용본부 등 운용체계 개편이 제시됐다. 이는 수익률 향상이 주된 목적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국민연금 기금조성액은 올해 10월 말 현재 568조2000억원으로 세계 4대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뤘지만 국민들 노후를 책임지는 막중한 공적 책임과 함께 수익률 제고라는 숙제가 놓여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988년 기금 조성을 시작한 이래 올해 10월 말까지 누적수익률 6.08%에 누적수익금은 기금조성액의 36.3%인 206조3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총 수익률은 4.19%, 16조6513억원이었다.

해외투자액은 해외주식 55조1000억원, 해외채권 19조3000억원, 해외대체 22조8000억원 등 총 97조2000억원이다.

세계적인 큰 손으로 떠오른 국민연금이지만 비대해진 몸집에 비해 효율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3년 평균 수익률은 일본·네덜란드 등 6대 연기금 중 하위권이었다. 5년과 10년 평균 수익률도 일본을 제외하곤 가장 낮았다.

이런 지적에 따라 국민연금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4일에는 영국 런던 금융 중심지인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에 있는 HSBC 본사 빌딩을 카타르 투자청(QIA)에 매각해 총 96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미래의 기금 고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개편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새로운 안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민연금 기금 관련 법안에 의견을 제출하는 형태로 개편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에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지난 2012년 대표 발의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이 같은 해 발의한 법안 등이 계류 중이다.

김재원 의원 법안은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 설립이 주요 골자다. 기금운용본부를 연금공단에서 떼어내 특수법인으로 만들어 전문성을 높이자는 내용이다.

기금 투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기금운용위원회를 보건복지부에서 새로 신설되는 공사에 두도록 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상설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반면 김성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기금운용본부 분리를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공무원연금처럼 국가의 지급보장 책임을 명문화했다.

국민연금의 사회연대적 성격을 고려해 가입자 대표 중심의 합의구조로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얻자는 내용도 포함했다.

현재 기금운용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정부위원 5명, 가입자 대표를 포함한 민간위원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상설기구가 아닌 탓에 위원들이 연간 4~6차례 모여 회의를 열고 2~3시간 안에 주요 안건을 처리해 깊이 있는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10월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바람직한 국민연금기금 지배구조는 무엇인가' 국제콘퍼런스에서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가 기금 운용에 대한 주요 안건을 주도하는 내용의 대안을 제시했다.

기금운용본부가 작성한 안건을 복지부와 협의하고 의결권행사·성과평가·투자정책 등 3개 전문위원회 검토와 심의를 거쳐 기금운용위 회의에서 논의되도록 하는 구조다.

기금운용위 위원들 임기를 4년 정도로 보장하고 충분한 보상을 통해 전문성과 안전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또 기금운용위 상설화로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고 성과평가·리스크관리 등 위원회 산하 5~6개 소위원회를 둬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수시로 세부 안건을 검토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사연 연구 결과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은 "연구자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기재부는 내년 4월을 국민연금 기금관리 체계 개편 시한으로 제시한 상태다.

김기남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현재 정해진 방향은 없고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개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에 정부 차원의 검토 의견을 제출하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편 시기는 법안 개정과 맞물리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운용 체계 개편은 큰 이슈인 만큼 전문가들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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