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실시간 속보

경제신춘문예 (~12.08)KMA 2017 모바일 컨퍼런스 (~11.23)
세상과 잘 사는법, 내가 잘 사는법 - 네이버 법률

조현아 전 부사장, '빅데이터'만 알았어도

[BOOK]신동희 교수의 '인간과 빅데이터의 상호작용'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입력 : 2014.12.23 09:08|조회 : 5221
폰트크기
기사공유
조현아 전 부사장, '빅데이터'만 알았어도
"무의식은 인간 정신의 빅데이터이다. 양이 방대하고 비정형적인 빅데이터 속에서 일정한 패턴과 가치를 발견해 활용하는 것처럼, 무의식 속에서도 유의미한 자료들을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무의식 발견 방법의 핵심이다."

언제부터인가 '정보의 덩어리'를 뜻하는 빅데이터가 일상의 언어가 됐다. 하지만 합의된 정의가 없고, 과장과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대한 학문인 '인터랙션 사이언스' 분야 국내 1인자인 신동희 성균관대 교수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빅데이터의 개념에서 빅데이터와 경제, 관련 기술, 분석 방법, 데이터저널리즘에 이르기까지 전반을 다룬 '인간과 빅데이터의 상호작용'(성균관대 출판부)을 내놨다.

그는 무의식이 살아 있는 생생한 데이터로 거듭날 때 사물과의 진정한 물아일체 '무의식 인터페이스'도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마음은 빙산처럼 전체의 7분의 1만 수면위에 떠 있다. 행동의 근원인 무의식을 빅데이터를 통해 찾아내 인간의 욕구,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

빅데이터로 사람의 욕망을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은 기업들이다. 그리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시키기 위한 시도가 잇따른다. 여기서 중요한 게 '오피니언 마이닝'이다. 사용자가 웹이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표출한 의견과 감정을 추출, 분류, 이해, 자산화하는 과정을 통해 의견이 긍정, 부정 또는 중립적인지 찾아내는 기술을 뜻한다.

기업들이 과거에는 설문지나 대면, 전화 상담 등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근래에는 인터넷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텍스트로부터 소비자들의 요구 성향을 수집한다. 오피니언 마이닝을 넘어 인간 내면의 깊은 심리를 파악하는 마인드 마이닝이나 신경망 기법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 교수는 '빅데이터 1.0'에서는 단순히 고객의 요구와 소리를 분석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그쳤다면, '빅데이터 2.0'은 고객이 기업의 경영 과정 전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 참여는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마케팅에서뿐 아니라 전반적인 기업 경영에 시사점이 크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에 대입해보자. 그간 사건의 전개 과정을 보면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얼마나 자신들의 내부 평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지 짐작이 간다. 사건 발생 이후 오너 일가와 관련한 많은 부정적인 보도가 대부분 믿고 있던 직원들의 '폭로'에서 비롯됐다. 조양호 회장이 "왜 누구도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았나"라고 질책했을 정도로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광범위하게 퍼진 실제 오피니언과 마인드를 정확히 포착하지 못했다.

만약 오너 일가가, 측근에 의해 걸러지거나 왜곡된 평판만 접하지 않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만들어진 '빅데이터'에서 직원들의 속마음을 읽어냈다면 어땠을까. '블라인드'와 같은 익명의 공간을 경청의 장소로 활용하고, 여기서 도출한 의견을 경영에도 적극 활용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책은 거시적 관점에서 빅데이터의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조명한다. 저자는 향후 시장규모가 커질 것이라든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에 동의하면서도 양적성장 못지않게 질적인 성장을 강조하기도 한다. 다양하고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보다 데이터를 의미 있는 방향으로 해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작업이 중시되므로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언론 환경도 바꾸고 있다. 저널리스트들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어떻게 선별해 깊이 있는 기사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정보 브로커나 데이터 분석가의 모습을 띠게 된다. 전통적 저널리스트와 데이터 과학자의 업무 영역이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결국 저널리스트들이 유지해 온 높은 수준의 전문가적 직업윤리와 사회적 공공성에 대한 고려가 그들을 데이터 분석가나 데이터 과학자들과 차별화하는 핵심 역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저자가 강조한 인간중심의 빅데이터가 비슷한 맥락이다.

아무리 기술과 시스템, 데이터베이스가 발전하더라도 그 기술적 가공물을 다루는 최종적 판단을 하는 주체는 바로 인간이라는 고전적인 진리가 데이터 저널리즘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언론의 중심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언론인들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