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경비원 전원 고용 승계' 합의

경비원이 분신해 숨지는 일이 벌어졌던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입주민과 경비원 간 노사 분규에서 조정 연장 끝에 경비원 전원의 고용을 승계하는 합의안이 도출됐다.


2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신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서울지역일반노동조합 사이에 △고용승계 △60세 정년(이후 1년간 촉탁 고용) △62세(1953년 출생)경비원에 대한 한국주택시설관리 주식회사 측의 고용 보장 등을 골자로 한 최종 합의안이 도출됐다.

합의문에는 입주자대표회의와 노조가 '위탁관리업체가 변경되더라도 위탁관리업체를 통하여 소속근로자의 고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위탁관리업체 소속근로자인 정년퇴직자(60세)에게 위탁관리업체를 통해 1년의 촉탁기간을 두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노동조합은 과거 선의의 피해를 입은 입주민들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또한 서울 지노위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실제 고용주이자 신현대아파트의 인력관리 용역업체인 한국주택관리주식회사와 노조 사이에도 합의안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이 합의문에서 사용자인 한국주택관리 주식회사는 '위 신현대아파트 관리업체가 타업체로 변경되더라도 변경된 업체가 사용자 소속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도록 최선을 다한다', '사용자는 소속 근로자가 정년 60세에 해당되더라도 1년을 촉탁으로 근로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또한 사용자는 '신현대아파트 현장에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1953년생 근로자에 대해 다른아파트 현장에 고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정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지난 1일 사용자를 상대로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합의로 앞서 결정됐던 노조의 파업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10월7일 경비원 이모씨(53)가 분신자살을 시도해 치료를 받던 중 한 달만에 숨졌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이씨가 아파트 입주민들의 폭언과 비인간적인 대우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이달 초 회의를 열고 용역업체 변경을 최종 결정했다. 당시 입주자 대표 김모씨(73)는 "(분신) 사건 이후로 주민들이 먹지 못할 음식을 던졌다는 등 주장만 나오고 주민들이 그간 경비원들에게 베푼 선행이나 이번에 3000만원을 모금한 점 등은 알려지지 않아 배신감을 느낀 부분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0일 아파트관리사무소 측으로부터 이달 31일자로 전원 해고예고 통보를 받은 경비원과 용역노동자들은 파업을 결정하고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난 11일 1차 조정을 시작으로 양 측은 기간을 연장하며 최종 시한인 22일까지 조정을 계속해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김선기 민주노총 서울지역일반노동조합 대외협력국장은 "요즘같은 혹한기에 106명 근로자 누구도 해고되지 않는 합의안을 도출해 낸 것이 고무적"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대화한 결과 이같은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