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자리 '소맥' 때문에…술 마시는 사람 절반 폭탄주 마셔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인들의 음주습관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회식 등 술자리에서 '소맥'을 많이 마시면서 술 마시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폭탄주를 마시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2013년도 주류 소비·섭취실태를 조사한 결과, 음주 경험자 55.8%가 폭탄주를 마시고 있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2012년 32.2%보다 7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폭탄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폭탄주의 주종을 물어본 결과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이 96%였고 위스키와 맥주가 34.4%, 소주와 과실주가 2.6%, 맥주와 과실주가 1.4%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폭탄주를 마시는 비율이 증가한 것은 '소맥'을 회식 등 술자리에서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에너지음료 섭취가 늘면서 이들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에너지폭탄주 경험자는 2012년 1.7%에서 2013년 11.4%로 급격히 증가했다.


폭탄주는 아니지만 술을 마시면서 에너지음료를 마시는 비율 역시 2012년 6.2%에서 2013년 24.7%로 늘었다. 특히 2012년 30~50대는 에너지폭탄주 음주 경험이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30대 14.2%, 40대 6.9%, 50대 4.4%, 60대 6.9%로 전 연령대에서 이 같은 폭탄주를 마셨다.

하루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 8잔 이상(여성은 5잔 이상) 섭취하는 고위험 음주를 경험한 비율은 2012년 68.2%에서 2013년 82.5%로 늘었다. 20대와 30대가 86.7%와 86.5%로 높았고 40대( 85.6%), 50대(80.5%), 60대(77.1%) 순이었다.

처음 술을 마신 나이는 2012년 평균 20.6세에서 2013년 평균 19.7세로 낮아졌고 전체 조사대상의 95.0%가 음주 경험이 있었다.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1잔(200ml)을 기준으로 남자는 6.5잔, 여자는 4.7잔으로 조사돼 WHO(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저위험 음주량(남자 5.6잔, 여자 2.8잔)보다 많았다.

잔돌리기, 회식 등의 술 문화로 인해 적정 음주를 유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는 2012년 15.0%에서 2013년 20.2%로, '술을 마실 때 물 등을 섭취한다'는 응답자는 20.9%에서 35.1%로, '원하지 않는 술은 거절한다'는 응답자는 49.0%에서 53.3%로 각각 늘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이 늘고 있지만 고위험음주와 폭탄주가 늘고 있는 것은 올바른 음주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이라며 "연말연시 잦아지는 술자리를 대비해 건강을 위한 음주 습관을 실천하고 나쁜 음주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