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20~40대 '사랑의 고수' 심리 들여다보니

배우 문채원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오늘의 연애'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늘의 연애'는 '썸' 타느라 사랑이 어려워진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너는 내 운명', '내 사랑 내 곁에'를 연출한 박진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승기와 문채원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내달 15일 개봉.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애인 위해 지갑 잘 열고, 애인에게 딴 여자 생기면 바로 정리" (서울 女)
"배우자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한 건 '감성코드'" (도쿄 女)
"첫눈에 반해도 잠자리는 NO" (상하이 女)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랑'을 주제로 서울, 상하이, 도쿄의 20~40대 여성의 심리를 조사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가장 가꾸고 싶은 곳 '눈(目)', 2위가 '머릿결'

제일기획이 23일 공개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상하이, 도쿄의 20대~40대 여성 9169명을 조사한 결과 81%가 '나는 늘 사랑하며 살기를 갈망한다'고 답해 3개국 여성 모두 사랑에 대한 니즈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랑은 참 어렵다’, ‘사랑 잘 하는 여자가 제일 부럽다’라는 문항에도 각각 82%, 72.9%의 여성이 답해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것도 사랑인 것을 보여줬다.

또 '나는 늘 누군가와 사랑하며 살고 싶고,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나면 먼저 다가가고, 지금까지 사귄 모든 남자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응답한 300명(국가별 100명)을 선발해 세부적으로 조사했다. 이들은 연애 경험 횟수가 평균 14회며 '자신이 원하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100% 확신하는 소위 말하는 '사랑의 고수(高手)'라는 게 제일기획의 설명이다.

사랑관(觀)을 조사한 결과 '일 보다 사랑이 훨씬 중요하다'는 질문에 도쿄 여성 70%가 선택했다. 반면 한국은 절반 수준인 52%만 사랑이 훨씬 중요하다고 답해 비교적 일과 사랑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3개국 여성 모두 ‘성격’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세부적으로는 서울 여성은 배우자 선택시 ‘직업이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26%로 상하이(14%), 도쿄(9%) 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상하이 여성들은 건강(27%)을, 도쿄 여성들은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감성코드(41%)를 많이 선택했다.

아울러 서울 사랑녀의 63%는 애인(남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기면 당장 관계를 정리한다고 답했다. 또 애인을 위해 지갑을 여는 성향은 서울 ‘사랑녀’들이 가장 뚜렷했다. ‘돈을 아끼지 않고 쇼핑하는 품목’을 고르는 질문에 ‘애인에게 주는 선물’에 응답한 비율은 서울이 20%로 상하이(8%)와 도쿄(8%)에 비해 가장 높았다.

이 밖에도 도쿄 ‘사랑녀’ 86%가 ‘약속에 늦는 남자 친구를 10분 이상 기다린다’고 답했으며 상하이 ‘사랑녀’ 중 단 1%만 첫 눈에 반한 남자와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답하는 등 3개국 여성들의 각기 다른 사랑관을 나타냈다.


'가장 아름답기를 꿈꾸는 신체 부위'를 묻는 질문에 3개국 모두 ‘눈’을 꼽았다. 이어 '머릿결'이 2위를 차지해 주목됐다. 세부적으로는 서울 ‘사랑녀’들은 눈, 머릿결, 가슴, 코, 손 등 신체 전 부위를 고르게 지지한 데 비해, 상하이와 도쿄는 눈과 머릿결에 집중했다.

◇외형적 아름다움 넘어 라이프 스타일 꾸미는 데 관심

서울, 상하이, 도쿄 일반 여성 2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 요즘 여성들이 꾸미고 싶은 미(美)의 대상이 얼굴, 몸 등 신체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 전체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 인터뷰에 참가한 일본인 후지타와(25세)씨는 "이제는 외형적 아름다움 보다는 내가 얼마나 행복하고 만족하는 삶을 사느냐, 그리고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여유 있는 삶을 즐기느냐가 아름다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오이(32세)씨도 "젊은 여성들이 즐겨 보는 패션 잡지들을 보면, 최근에는 어떻게 예뻐질 수 있느냐는 내용보다는 얼마나 자기 시간을 충실히 보낼 수 있는지 등에 관한 라이프 스타일 이야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제일기획은 전했다.

이에 제일기획측은 "아시아 여성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취향'에 주목하고, 그녀들의 새로운 취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제일기획은 2011년부터 매년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통해 특징 있는 소수 집단 분석해 트렌드를 예측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