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입니다" 합숙하며 5억여원 뜯어낸 보이스피싱 일당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서울 강북경찰서는 국가기관을 사칭해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송금책 조선족 김모씨(27) 등 6명을 구속하고 전문 대포통장 운반책 이모씨(72)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11월6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중국 콜센터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청과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명의가 도용됐다'고 속인 뒤 25명의 피해자로부터 5억5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주로 연령대가 높은 피해자들에게 "돈을 보호해 주겠다"며 여러 계좌에 있는 돈을 한 군데로 모으게 하거나 대출을 받게 한 뒤 이를 미리 준비한 대포통장으로 받아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 '단순 택배 심부름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알바'라는 광고글을 올려 범죄 통장 전달책과 송금책, 인출책 등을 모집한 뒤 경기 안산시와 일산시에 위치한 2곳의 합숙소를 사무실로 삼았다.

이후 합숙소에서 중국에 있는 총책으로부터 '카카오톡'이나 중국 SNS '위챗' 등으로 실시간 지시를 받으면서 불법으로 구한 현금카드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대포통장과 카드를 모집할 때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퀵서비스를 통해 우편함에 넣게 시킨 뒤 이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만들었으며 지하철 노인택배를 이용해 운반하기도 했다.

경찰은 합숙소를 급습해 이들을 붙잡았지만 당시 범죄수익 5억여원은 이미 중국으로 송금된 상태였으며, 미처 송금하지 못한 1970만원이 현장에서 발견돼 압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끊임없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전화 금융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이러한 전화를 받거나 유인하는 전화가 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