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퀀텀닷 TV’ 엇갈린 셈법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글로벌 TV시장 1, 2위인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와 LG전자 (91,200원 ▼1,400 -1.51%)가 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5 CES(국제가전쇼)’에서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 TV를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 제품을 바라보는 양사의 셈법은 다르다.

퀀텀닷 TV는 전류를 흘리면 스스로 빛을 내는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체를 LCD(액정표시장치) TV패널에 증착시킨 것으로 기존 LCD TV보다 색재현율이 20~30% 이상 높다.

퀀텀닷 TV는 기존 LCD TV와 제조 공정에 큰 차이가 없어 아직까지 생산비가 비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한동안 대체할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기술개발을 통해 비카드뮴계 퀀텀닷 필름 양산에 성공, 가장 큰 문제였던 환경문제까지 해결됐다.

LG전자가 내달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5’에서 선보일 예정인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을 적용한 UHD(초고선명) TV.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지난 16일 55형, 65형 제품을 2015 CES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TV 출시여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커브드 UHD(초고선명) TV를 비롯해 내년 출시될 전 라인업을 퀀텀닷 TV로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가 미리 CES 전시여부를 공개하고 나선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양산이 가능하다는 입장만 밝힐 뿐 CES 공개여부는 베일 속에 숨기고 있다. 이는 퀀텀닷 TV를 바라보는 양사의 시각 차이에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LCD TV보다는 OLED TV를 전시장 한 가운데 주력제품으로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 OLED TV 시장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선도기술에 대한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퀀텀닷 TV보다는 OLED TV를 계속 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퀀텀닷 TV를 비롯한 LCD TV가 당분간은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효율성과 가격 등을 고려할 때 아직 OLED TV가 시장을 이끌어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삼성의 커브드 TV 구현에 있어서도 자사의 VA패널이 경쟁사의 IPS방식보다 낫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LCD 기반의 커브드 TV와 OLED TV의 단순 판매량만 비교해 봐도 아직까지는 LCD TV가 시장의 주류라는 점은 확실하다”며 “내년에도 LCD 기반의 UHD(초고선명) TV 등의 판매량이 OLED TV를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G전자는 OLED TV가 내년부터 시장에서 가시적인 판매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풀HD OLED TV 가격은 비슷한 크기의 LCD TV와 가격대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올해 판매량의 3~4배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판매량은 퀀텀닷 TV가 OLED TV를 압도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퀀텀닷 TV 판매량을 2015년 195만대, 2016년 698만대, 2017년 1472만대, 2018년 2046만대로, OLED TV 판매량은 2015년 95만대, 2016년 197만대, 2017년 369만대, 2018년 605만대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 (9,930원 ▼120 -1.19%)는 파주 M2 라인 시험 가동시기를 앞당기며 OLED 패널 생산수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풀캐파 가동시 8세대(2200×2500㎜) 기판 기준 월 3만4000장의 OLED 패널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체 개발한 WOLED(흰색 화소가 추가된 OLED) 패널로 가격대를 낮추며 대중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RGB(적녹청) 방식의 OLED TV 패널 기술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당분간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LCD TV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양산은 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55형 곡면 OLED TV를 유럽, 북미시장 등에 출시한 후 관련 신제품 출시하지 않고 있다.

당분간 LCD TV가 시장의 주력 판매제품이 될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중국, 일본 업체들과 치열하게 진행되는 차세대 TV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차세대 플랫폼인 OLED TV 경쟁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