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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기업하기 무서운 나라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4.12.2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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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4년형이 확정돼 의정부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최태원 회장의 옥살이가 다음달이면 벌써 2년을 넘긴다. 국내 재벌 총수로는 최장 기록이다. 그는 이미 형량의 3분의1을 채워야 하는 가석방 요건까지 충족했다.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부회장도 3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강릉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기업 총수 형제가 이렇게 오랜 감옥살이를 한 적이 과거에는 없었다.

전임 이명박정권은 물론이고 김대중·노무현정권조차 경제살리기를 명분으로 기업인 사면에는 적극적이었다. 이에 비해 가장 우파적인 박근혜정부는 출범 후 2년이 지나도록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업인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총수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무관치 않다. 그렇지만 대선 후 2년이 흐른 지금 주변 상황이 바뀌고 공약들이 줄줄이 수정되거나 파기되는 데도 유독 대기업 총수의 처벌에서만 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최근 들어 여권을 중심으로 기업인들에 대한 가석방 및 사면론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경제위기 극복방안의 하나로 수감 중인 기업인들의 가석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일반인들도 일정 형기가 지나면 가석방을 검토하는 게 관행인데 기업인이라고 해서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업인 가석방의 필요성을 건의했다고까지 말했다.

최 부총리의 지적처럼 박근혜정부 들어 법을 위반한 기업인들에 대한 처벌은 역차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혹했다. 최태원·최재원 형제의 동시 구속과 장기간 수감은 물론이고 간암 투병 중인 태광의 이호진 회장과 치매증세까지 보이는 이 회장 노모의 동시 구속, LIG그룹의 아버지와 두 아들 구속 수사 등도 전례 없는 일이다.

특히 CJ의 이재현 회장은 의사로부터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는데도 구속수감됐다. 이들이 재벌이 아닌 일반인이었다면 벌써 가석방돼 나왔거나 인륜적 측면에서라도 풀려나와서 재판을 받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일부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구속된 기업인들을 풀어준다 해서 경제가 하루아침에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투자활동은 시장성과 수익성이 최우선이다. 그렇지만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승연 한화 회장이 삼성과 빅딜을 추진하고 태양광사업 자회사들을 합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한국 경제에서 대기업 총수의 역할이 대단히 큰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 SK그룹만 해도 최태원 회장이 지금처럼 구속된 상태였다면 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큰 일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녀사냥식 기업 때리기와 '유전중죄'의 사회 분위기는 더 큰 문제다. 최근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과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은 오너일가의 심각한 잘못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 편에서 보면 섬뜩할 정도로 기업과 가진 자에 대한 마녀사냥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땅콩회항 사건보다 사회적 파장이 훨씬 큰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나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선언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을 보이면서도 기업들의 비리와 실수, 잘못에는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여야와 세대를 가리지 않고 한목소리로 달려든다.

정말 기업하기 무서운 나라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마녀는 아니지 않은가. 이러고도 경제가 살아나기를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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