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타격 협박에 질식사고까지, 한수원 '패닉'(상보)

현대건설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3,4호기 건설 현장

해커 집단의 원전타격 예고로 뒤숭숭한 한국수력원자력 신고리원전 건설 현장에서 이번엔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가뜩이나 뒤숭숭한 상황에서 한수원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한수원은 26일 오후 5시쯤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3호기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3명이 질소가스를 마시고 쓰러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건설사인 현대건설 직원 1명, 협력업체인 대길건설 직원 2명으로 급히 인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기장병원 등지로 옮겨졌으나 결국 모두 사망했다.


이날 사고는 신고리원전 3호기 보조건물 지하에서 신규 케이블 관통부 밀폐 작업 과정에서 질소가스가 새어나오면서 발생했다. 현재 인근의 울산소방서 온산화학구조대가 현장으로 출동해 상황을 수습 중이다.

한수원은 최근 스스로 한수원을 해킹해 자료를 빼냈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원전반대그룹'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사이버 공격 위협을 받아 왔다. 이들은 한수원 내부자료를 총 5차례에 걸쳐 인터넷 상에 공개하는 한편 고리와 월성 원전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성탄절을 기해 원전에 2차 타격을 가하겠다고 협박했다.

정부와 한수원은 이들이 언급한 2차 타격에 대해 원전에 대한 직접적 사이버공격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비상대비태에세 들어간 상태다. 성탄절 당일 우려했던 원전 사이버공격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정부와 한수원은 이달 말까지 비상태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가스유출 사고는 사이버테러와는 일단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고리 3호기 건설현장 질식사건은 사이버공격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신고리원전 3호기는 현재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내년 6월까지 마무리공사가 남아있는 상태다. 해커들의 공격으로 인해 가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가스유출 과정에서의 과실은 정확한 조사가 마무리된 후에 확인되겠지만 일단 건설사 측의 과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해커들이 경고한 성탄절이 지난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한수원은 책임 소재를 떠나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악재가 겹쳐도 이렇게 겹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우선 사고현장 수습과 정확한 경위 확인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