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문건유출 의혹' 조응천 前비서관, 구속영장 기각(상보)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3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청와대 문건유출 의혹에 연루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52)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이에 따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연내에 마무리한다는 검찰의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조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엄상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범죄혐의사실의 내용, 수사 진행 경과 등을 종합해볼 때 구속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청구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영장 청구가 기각된 직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나온 조 전 비서관은 다소 지친 표정으로 미리 준비한 검은색 아우디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검찰 수사가 무리했다고 생각하는가?"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데 대한 심경을 말해 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많이 피곤하다" "오늘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48·구속)이 문건을 유출하는 데 관여하고 그를 통해 박지만 EG그룹 회장에게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등을 전달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를 받고 있다.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은 정씨가 청와대 안팎의 인사 10명으로 이뤄진 이른바 '십상시'와 정기적으로 모여 국정에 개입하려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전비서관은 이 문건을 청와대에서 나오기 전인 지난 1월 박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통령의 측근과 친인척에 대한 감찰 업무를 맡고 있던 조 전비서관이 박 경정을 통해 업무 중 입수한 비밀 정보를 제3자인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6일 조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박 경정과 대질신문도 진행했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문건 내용 중 6할은 진실'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 직후 "내용 중 60%가 팩트(fact)가 아니라 파서빌러티(possibility)를 보자면 6할 정도는 트루(true)라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