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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선택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71>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선택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머니투데이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입력 : 2015.01.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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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선택
#경제학은 종종 우울한 학문(Dismal Science)으로 불리곤 하는데, 이는 순전히 데이비드 리카도와 토머스 멜서스 덕분이다. 19세기 초 경제학의 근대적 체계를 처음으로 확립한 두 사람은 대중의 빈곤과 극심한 불평등을 경제학의 기본 전제로 삼았고, 그래서 토머스 칼라일로부터 "우울한 학문에 종사하는 존경하는 교수님들"이라는 다소 조롱 섞인 공격을 받아야 했다.

한 예로 '인구론(Essay on Population)'의 저자로 잘 알려진 멜서스는 식량 부족을 피할 수 있도록 산아제한을 해야 한다며 "아이를 많이 낳는 부모는 그 대가로 빈곤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경고를 결혼식 때 반드시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사실 그가 활동하던 무렵 영국 국민 대다수가 절대적인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울하고 비관적인 어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쓴 '우리 손자 세대의 경제적 가능성'을 읽어보면 상당히 낙관적으로 변했음을 알 수 있다. "큰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인구의 급격한 증가가 없다는 가정 아래 나는 100년 안에 경제 문제가 해결되거나 적어도 해결책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는 곧 우리가 미래를 본다면, 경제 문제가 인간의 영구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 글이 쓰여진 1930년은 알다시피 세계적인 경제 대공황이 막 시작된 시점이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케인스의 전망은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때가 되면 인간은 처음으로 진정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경제적 걱정에서 풀려난 자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과학과 복리(複利)가 안겨줄 여가 시간을 어떻게 채우면 인생을 알차게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며칠 전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2014년에 2만800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에는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던 1960년 1인당 국민소득이 79달러에 불과했고 1965년에야 비로소 105달러를 기록했음을 상기하면 가히 폭발적인 경제성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평균치이긴 하지만 연 3만 달러라고 하면 케인스의 표현처럼 더 이상 경제적 걱정에 매달리지 않아도 될 만한 소득이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 목표는 3.8%였다. 일각에서는 당초 목표치 4.0%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엔화 약세와 원자재값 폭락,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같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치다. 만일 우리 경제가 이렇게 매년 3.8%씩 성장한다면 19년만에 2배가 될 만큼 대단한 성장률이다.

#그런데도 다들 살아가기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고 한다. 경제 규모는 커졌는데 일자리는 늘어나는 것 같지 않고, 자영업자들의 경기 역시 예전 같지 않다. 청년 세대고 중장년 세대고 할 것 없이 올 한 해 살림살이도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한다. 소득은 엄청나게 늘어났고 성장률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인데, 경제 불안감은 더 깊어진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다를까? 아니, 오히려 더 심하다. 더 많은 돈을 벌어 더 잘 살게 되면 일 이외의 것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반대로 개인적인 삶은 더 빈곤해졌다. 소득이 많고 부유할수록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돱돈 걱정을 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돈돲은 부자일수록 더 많다.

그렇다고 케인스의 예측이 어긋난 건 아니다. 케인스는 경제적 걱정에서 풀려난 뒤에도 불굴의 정신으로 돈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며, 그들이 우리 모두를 풍요하게 해줄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그런 시대가 도래할 때 그 풍요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삶의 기술을 활짝 꽃피우고 생계수단을 벌기 위해 자신을 팔지 않아도 될 사람들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될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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