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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영아학대 유일한 해결책 'CCTV' 현명한 사용법은…

[취재여담]한해 어린이집 부상 영유아 3500명…영아 안전과 교사 인권의 줄타기

취재여담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입력 : 2015.01.11 06:34|조회 : 7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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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20개월 아기 한성혁군(2, 가명)의 몸에 생긴 멍/ 사진=김유진 기자
지난달 16일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20개월 아기 한성혁군(2, 가명)의 몸에 생긴 멍/ 사진=김유진 기자
지난 7일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한 어린이집 선생님이 불구속 입건됐습니니다. 선생님 A씨가 근무하던 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아는 겨우 10명. 월세 아파트 한 가구에서 만 0~2세 아기 10명과 선생님 3명이 함께 지내는 가정어린이집이었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녀 온 아기의 팔에 커다란 멍이, 귀에는 꼬집혀 생긴듯한 피멍이 생긴 것을 발견한 엄마는 깜짝 놀라 구청에 어린이집을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사건이 경찰에 넘어갔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현장 조사를 마친 경찰은 "아이가 진술능력이 없고 CCTV 영상이 없어 혐의 입증이 어렵다"고 말해왔습니다.

어린이집 학대 사건이 잊을 만하면 발생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여태까지 세간에 알려진 어린이집 학대는 모두 CCTV 덕분이었습니다. 아이가 외상은 없지만 태도가 이상한 탓에 어린이집에 CCTV 영상을 요구해 확인하고 나서야 아이가 학대당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부모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CCTV가 없었습니다. 현행법상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어린이집의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말을 못 하고 CCTV가 없으면 어떤 학대를 당해도 어찌할 수 없다는 말이냐"며 분노했습니다.

다행히 이번 사건의 경우 보도가 나간 뒤 서울지방경찰청 청문감사실에서 나와 경찰의 졸속 수사에 대한 감사를 시작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만, 사실 경찰 입장에서도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이런 상황에서 수사를 진척시키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일은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이 엄마들의 증언이었습니다. 9일 엄마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다쳐서 왔는데 왜 다친건지 확인할 길이 없어 어린이집에서 치료비 받고 퇴소하고 끝났다"는 등 억울함을 토로하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매년 어린이집에서 다쳐서 귀가하는 영유아의 수는 평균적으로 3500명 정도입니다.

위의 어린이집들처럼 만 0~2세의 말 못하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집 중 CCTV가 없는 곳은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전국 어린이집 중 CCTV가 설치된 곳의 비율은 27.5% 정도였지만 이마저 국·공립 혹은 어느정도 규모있는 민간 어린이집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CCTV가 없는 어린이집에서는 아동학대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어린이집 선생님은 "좁은 공간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아기들 10여명을 통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그렇기에 감시의 눈이 없을 경우 아이들을 통제하다가 강압적인 태도를 갖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로서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가 유일한 해답으로 보이나 현실화까지 가는 길은 멀어 보입니다. 온라인에서 어린이집 CCTV 의무화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일부 여야 국회의원들에 의해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해 CCTV를 의무화하자는 법안이 상정됐지만 항상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아기들의 안전과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인권 가운데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어린이집 CCTV 문제는 앞으로도 쉽게 정리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양측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부모들이 CCTV 확인을 오남용하지 않도록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선생님들은 CCTV가 있으니 부모 눈앞에서 할 수 없는 행동을 아기에게 하지 않는 선에서 해결이 된다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김유진
김유진 yoojin@mt.co.kr twitter

머니투데이 문화부 김유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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