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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우리은행 이광구의 ‘위자사평’(危者使平)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5.01.12 07:12|조회 : 6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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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되려면 스스로 능력을 갖춰야 하고, 다음으로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공자는 주역을 해설한 ‘계사전’에서 “군자는 장기우신(藏器于身)하고 대시이동(待時而動)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회가 오지 않으면 지혜롭게 자신을 보전하되 기회가 왔는데도 가만히 있다면 죄업을 짓는 것이다.

신임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아이디어가 많고 추진력이 강한 전략기획통이지만 개인고객 담당 부행장을 맡아 실적을 올린 영업통이기도 하다. 은행장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히 갖췄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

우리은행 민영화가 차질을 빚어면서 유임이 유력했던 이순우 행장이 물러나게 됐고,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서금회’ 논란 등을 뒤로하고 은행장 자리를 차지했다.

서금회 멤버들이 기억하는 이광구 행장은 조용한 사람이다. 모임에 자주 나오지도 않았고 술은 잘 못하고, 뒷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다 가곤 했다. 그들도 그가 은행장이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물론 행장 선임의 진실은 세월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면 나중에 다 밝혀질 것이다.

리더의 첫 번째 조건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복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자는 ‘계사전’에서 ‘능설제심’(能說諸心)이라는 말로 이를 강조한다. ‘불언이신’(不言而信)이라는 말도 한다. 떠들어대지 않아도 사람들이 리더를 믿는다는 것이다.

상업은행 출신의 이행장은 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했던 한일은행 출신의 고참 임원들을 한 사람도 자르지 않고 유임시켰다. 주인인 정부로부터 고작 2년의 임기를 보장받은 갈 길 먼 은행장이 조직 화합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자기를 버리는 모험을 했다. 하다못해 행장 취임 후에는 기존 집기를 모두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자신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내내 경쟁력을 높이는데 매진하겠다고 말한다. 덕분에 은행장 취임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을 조기에 없애고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켰다.

주역은 제왕의 영도학이고 세상을 치료하는 학문이다. 공자는 ‘계사전’에서 평온하지 않는 나라를 평온하게 만들고, 뒤집어 질 나라를 뒤집어지지 않게 하는 게 지도자가 해야 할 핵심 책무라고 말한다. ‘위자사평 역자사경’(危者使平 易者使傾)이라는 것이다.

이광구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그동안 네 번이나 실패한 우리은행 민영화의 완수를 선언했다. 민영화는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을 회수하기 위해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1만5000여 우리은행 직원들이 예보의 갖은 규제로부터 벗어나고, 일한 만큼 보상 받고, 자신들의 소망대로 인사를 하는 등 조직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평온해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민영화의 완수는 지난한 길이다. 이광구 행장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2년이다. 진정으로 정부가 민영화 의지를 갖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교보생명 같은 국내 민간회사에 줄 수 없다고 하고, 중국 안방보험사 같은 외국계에도 팔지 않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지분을 쪼개 파는 것에 대해 결단을 내린 것도 아니다. 우리은행은 어디로 갈까. 이광구 행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공자는 ‘계사전’에서 “건(乾, 하늘, 지도자, CEO)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으로 그 덕행은 항상 평이하면서도 위험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평범하되 조심하고 근신하라는 의미다. 아울러 세상사는 늘 변하고,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모으기만 하면 하는 일마다 상서롭고 순조롭게 될 것이라고 한다. ‘변화운위 길사유상’(變化云爲 吉事有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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