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맘'도 뿔났다…CCTV 있어도 보육실은 '구멍'

15일 오후 원아 폭행사건이 일어난 어린이집이 위치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열린 재발방지 서명운동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8일 낮 12시 50분께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 교실에서 자신의 딸 A(4)양이 보육교사 B(33·여)씨에게 폭행당했다는 부모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제공=뉴스1

보건복지부가 모든 어린이집에 CCTV를 의무화하기로 했지만 이미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도 정작 보육실 내부에는 CCTV를 설치하지 않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보육환경이 양호해 CCTV가 갖춰진 정부청사 내 어린이집조차 보육실에 CCTV가 없는 곳이 대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정부청사에 아이를 맡긴 직장맘 A씨는 어린이집 상황을 실시로 동영상으로 확인한다. 놀이터, 복도, 다목적실, 식당, 조리실 등 공용공간은 물론이고 보육실 내부에도 CCTV가 갖춰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국가공무원 엄마'일지라도 상황은 판이하다. 정부청사 별로 어린이집 CCV 설치 상황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정부청사와 경남청사는 보육실 내부까지 CCTV가 갖춰져 있다. 세종정부청사 내 어린이집의 경우 이 CCTV를 통해 2013년 5월 '1살 원생 폭행사건'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과 과천, 제주청사 내 어린이집에는 보육실 내부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다. 보육실 안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학부모에게 피해사실을 설명하지 않는한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

이 때문에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유아폭행 사건 이후 '공무원맘'들의 불안한 목소리가 사내게시판을 장식하고 있다.

한 정부부처 공무원 B씨는 "우리 애도 어린이집에 갔다온 후 엉덩이와 볼이 빨갛게 부은 적이 있다. 맞고 온게 아닌가 싶지만 확인할 길이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부청사 내 어린이집은 직장 어린이집으로 외부에 위탁해 운영된다. 각 청사별 위탁 대상이 다르다보니 일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어린이집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 규정상 학부모와 보육교사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설치할 수 있는데 지역별로 학부모들의 생각이 달랐던 면도 있다"며 "복지부가 모든 어린이집에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한 만큼 청사내 어린이집도 CCTV 설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은 전체의 21%인 9081곳이다. 사립 어린이집은 그보다 낮은 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육실 내부에도 CCTV를 설치한 어린이집은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어린이집 내에 구체적으로 어디에 CCTV가 설치돼있는지는 어린이집의 협조를 받아서 전수조사해야 하는 만큼 정확한 통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