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전공' 승보약국 아들, 호텔 오픈 '대박'…비결은?

베이튼호텔 허신우 상무/사진=이지혜 기자

최근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등 해외 온라인 여행사이트에서 한국 토종 비즈니스호텔인 '베이튼호텔'이 화제다. "가격 대비 훌륭한 숙소", "다시 머물고 싶은 숙소" 등 투숙객들의 이용후기가 수백건에 달하고 추천순위 역시 상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9월 개관한 이 호텔은 지하 3층∼지상 20층 규모로 종로4가 세운상가 인근에서 30여년간 승보약국을 운영한 허성태 회장이 20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다. 실질적인 호텔 개발과 운영은 허 회장의 차남인 허신우 상무가 맡고 있다.


허 상무는 호텔 경영과는 거리가 먼 미술학도였다. 미국 뉴욕의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에도 7년여간 미국에서 향수, 화장품 용기를 디자인하는 등 전공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해외에서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서 체중이 90kg를 넘어서는 등 몸에 적신호가 찾아왔고 아무런 계획없이 귀국했다.

"초등학교 때무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어요. 아버지 뒤를 이어 약사가 되지도 못했고, 지금처럼 호텔 경영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허 상무를 호텔업으로 이끈 것은 다름아닌 한류였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정부가 호텔특별법을 발표했고 투자처를 찾던 허 상무의 아버지가 호텔 개발을 결정한 것이다.

호텔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없던 허 상무는 문을 연지 4개월여만에 베이튼호텔을 객실 예약률 90%가 넘는 인기 숙소로 만들었다. 서비스 품질, 고객 소통에 올인한 전략이 적중했다. 서울 명동도, 강남도 아닌 동대문에 들어선 160실의 소규모 토종 호텔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들었다.


일반 비즈니스호텔과 달리 인테리어 마감재, 매트리스 등 침구류, 각종 객실 비품 등을 특급호텔에 맞먹는 수준으로 마련하는 등 공을 들인 것이 입소문이 났다. 미술학도의 감성을 살린 200여점의 예술품도 호평을 받고 있다. 고객들과의 소통도 베이튼호텔의 강점이다. 지난해 9월 개관 직후 이 호텔을 이용했던 한 러시아 고객이 "재방문할테니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청하자 개관 당시 특별 할인가를 그대로 적용해 준 일화가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할 정도다.

허 상무는 "호텔업 경험이 미천해 오크우드, 라마다, 임피리얼팰리스 등 유명 호텔체인 출신 직원들로부터 모든 업무를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며 "오는 2017년에는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 베이튼호텔 2호점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 상무는 호텔에서 그치지 않고 리조트, 레지던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허 상무는 "베이튼호텔을 서울 대표하는 비즈니스호텔 체인으로 키우겠다"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믿고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깔끔한 이미지의 객실(왼쪽), 베이튼호텔 외관 모습/사진제공=베이튼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