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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⑤-3] ‘온·오프라인 경계 허무는 UX 지향

[UX 드림팀] (3) SK플래닛

머니투데이 기획취재부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입력 : 2015.02.1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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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왠만한 제품 성능에는 소비자들이 눈도 꿈쩍하지 않는 시대에 UX가 사용자를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업의 가장 큰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기업들에게 UX는 쉽지 않은 도전과제이다. 오늘도 밤을 새며 소비자의 마음을 읽으려는 LG전자, 다음카카오, SK플래닛, 엔씨소프트, 삼성전자의 UX 드림팀을 만났다.
판교 SK플래닛 사옥의 UX팀 사무실 전경
판교 SK플래닛 사옥의 UX팀 사무실 전경
직장인 김흔남 씨는 소개팅을 할 때마다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기에 바쁘다. 검색창에 한남동 레스토랑, 종로 맛집, 이태원 파스타처럼 동네 이름과 맛집 또는 레스토랑 같은 단어를 조합해 써넣은 다음 마우스를 클릭하는데 여념이 없다.사용자 경험(UX)의 발전은 소개팅을 위한 김 씨의 수고로움을 한결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식당을 소비하는 방식은 맛집을 검색하고 수많은 리뷰 속에서 괜찮아 보이는 식당을 고른 다음 방문하는 것이었다. 할인 쿠폰은 부가적인 검색 사항이었다.

정태락 SK플래닛 UX디자인2그룹장(왼쪽)과 김용희 UX디자인3팀장
정태락 SK플래닛 UX디자인2그룹장(왼쪽)과 김용희 UX디자인3팀장
SK플래닛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소비경계를 허무는 ‘넥스트 커머스’를 고민하고 있다. 굳이 내가 온라인상의 정보를 검색하지 않아도 소개팅 장소인 강남을 방문했을 때 위치기반 기술을 이용해 근처 유명한 파스타 가게를 찾아주고 할인이나 적립 혜택 정보는 무엇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또 모바일로 예약과 주문을 하면, 자리 마련 알람까지 보내준다.

외식이라는 행위가 UX와 결합해 진화하고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6월 모바일 전자지갑 ‘스마트월렛’을 ‘시럽’으로 바꾸며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넥스트 커머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포인트 카드를 비롯한 각종 할인쿠폰, 기프티콘, OK캐시백을 비롯해 간편 결제 서비스까지 시럽 하나로 묶어내겠다는 출사표였다.

시럽 가입자 수(2014년 기준)는 어느덧 1200만 명을 넘어섰다. SK플래닛이 당면한 과제는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UX다. 김용희 SK플래닛 UX디자인3팀장은 “우리의 UX는 시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상세계를 현실과 연결할 때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소비의 모든 과정이 분절되지 않고 모바일을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말해 커피를 마시기 위해 구매하는 단계가 길어지면 실패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커피 주문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 동안의 커머스 서비스는 카페 정보와 할인혜택을 주는 정도였다. 이제는 추가로 사전에 주변 카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카페에 도착하지 않아도 메뉴를 보고 대기시간을 줄여준다. 결제 역시 모바일로 편리하게 하는데다 주문 진행상황을 알 수 있으며, 진동벨 없이도 정확한 알림을 받아 커피를 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용자의 감성을 중요시하는 UX철학을 엿볼 수 있는 시럽의 앱 화면
이용자의 감성을 중요시하는 UX철학을 엿볼 수 있는 시럽의 앱 화면
판매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개념 전환

정태락 SK플래닛 UX디자인2그룹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녹색 검색창 하나만 봐도 네이버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이용자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무언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시럽은 포인트 적립 카드 보관함 개념에서 ‘주문’이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됐다. 단순히 포인트를 적립하고 결제하는 순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행동을 이끌어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기프티콘’도 SK플래닛이 UX 변화를 통해 성공을 거둔 사례로 손꼽힌다.

2006년 처음 선보인 기프티콘은 세계 최초로 모바일 상품교환권을 상용화한 사례다. 쉽고 간편하게 모바일로 보내는 기프티콘이 인기를 끌자 ‘기프티쇼’나 ‘해피콘’같은 후속주자들이 나타났지만, ‘기프티콘’은 모바일 상품교환권의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았다. SK플래닛은 UX 변화를 통해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초창기 기프티콘은 백화점처럼 브랜드별로 상품이 나열된 구조였다. 관리자 입장에선 직관적이고 명확한 형태였다.

문제는 판매 상품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소비자는 불편을 느꼈다. UX팀은 기프티콘4.0을 준비하며 과감하게 ‘주객전도’에 나섰다. 메인 화면을 선물 테마에 맞춰 고를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판매자’ 중심형이었던 UX를 ‘소비자’ 중심형으로 바꾼 셈이다. 정태락 그룹장은 “선물은 테마별로 다른 감성과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생일을 축하할 때, 고마움을 표시할 때, 썸 타는 사람에게 선물할 때 등 각기 다른 상황에 적합한 선물을 찾는 이용자의 입장을 생각해봤다. 이런 감성을 고려한 UX 디자인이 이용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기프티콘 사업을 운영하는 팀에서 테마형 메인화면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상품을 관리하는 입장에선 브랜드별 배치가 훨씬 편리한 구조일 수밖에 없다. 김용희 팀장은 “처음엔 테마형 메인화면에 대해 UX팀과 운영팀 간 토론을 정말 많이 했다. 지금은 테마형 화면에 대해 내부에서도 긍정적이다. 기프티콘3.0에서는 기프티콘 숍에 입점을 위한 영업을 할 때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는데 이젠 설명 없이 앱을 보여주기만 해도 된다”고 전했다.

기프티콘의 앱 화면
기프티콘의 앱 화면
회의없는 ‘프리데이’, 창의적 UX 토대

SK플래닛 UX팀은 2012년 SK텔레콤에서 분사하면서 흩어져 있던 디자이너를 한 곳으로 모으며 시작됐다. 20여 명에 불과했던 인원은 3년 만에 100여 명 규모로 커졌다. UX팀은 최근 부서개편을 통해 크게 넥스트커머스과 플랫폼을 담당하는 2개의 실로 나뉘어 업무를 진행한다. 넥스트커머스에서는 시럽, 시럽오더, 시럽스토어, 기프티콘, 피캣, 간편결제 서비스(가칭 시럽페이) 등을 담당하고 플랫폼에선 SK텔레콤과 관련된 UX 업무를 지원한다.

SK플래닛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근무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무실 풍경부터 여느 사무실과는 다르다. UX팀이 위치한 사무실 정중앙에는 계단형의 작은 광장이 마련돼 있다. 회의공간으로 쓸 수도 있고 세미나를 하기도 한다. 책상엔 야자수의 넓은 잎사귀를 연상하게 하는 잎사귀가 머리 위로 늘어져 그늘을 만들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티션 역할을 하면서도 자칫 삭막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초록색 잎사귀가 완화시켜주는 모습이다. 전망 좋은 창가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쉴 수 있는 아지트도 있다. 한 달에 하루는 업무에 얽매이지 않고 회의도 없는 ‘프리데이’를 가진다. 정태락 그룹장은 “흔히 대기업을 연상하면 서열, 보고, 계획 같은 단어들을 떠올린다. 물론 이런 대기업 문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하지만 좀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 다소 황당하면서도 엉뚱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우리 팀의 경우 한 달에 한 번씩 같은 장소에서 사진 찍는다거나 웃긴 동영상을 찍어 1등하면 상품을 주는 식으로 회사 생활에 윤활유가 될 수 있는 이벤트를 한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사진 성혜련

[UX 드림팀] (1)LG전자
[UX 드림팀] (2)다음카카오
[UX 드림팀] (3)SK플래닛
[UX 드림팀] (4)엔씨소프트
[UX 드림팀] (5)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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